[밴드 데이드림] 끝나지 않은 백일몽, 한국 슈게이징 1세대를 넘어서

‘슈게이징(Shoegazing)’과 ‘포스트락(Post-rock)’이라는 단어를 얼핏 들으면 어떤 음악인지 감이 오는가? 80년대말에 발생한 음악 장르인 슈게이징은 펑크(Punk), 얼터너티브(Alternative)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들은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자신들의 연주와 사운드에 집중하는데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생성해서 그것만으로 몽환적인 화음을 만들어냈다.

슈게이징은 종종 드림팝(Dream pop)과도 같은 의미로 쓰이며 이펙터를 이용한 기타와 잡음과 구별되지 않은 보컬 톤, 서사가 있는 곡 구성이 특징이다. 90년대 초반까지 크게 부흥을 이끈 슈게이징의 대표 밴드로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 라이드(Ride), 슬로우다이브(Slowdive), 지저스 앤 메리 체인(Jesus And Mary Chain) 등이 있다.

포스트락의 배경은 슈게이징의 문법을 확장하되 스케일을 키우고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시규어 로스(Sigur Rós), 모과이(Mogwai), 익스플로전스 인 더 스카이(Explosions in the Sky), 넓게는 라디오 헤드(Radiohead)까지 포스트락 밴드의 범주에 들어가며 이들은 90년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슈게이징-포스트락 계보는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지금도 여러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재료로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90년대부터 위 장르의 영향을 받아 꾸준히 음악세계를 넓히려는 밴드들이 여럿 있었다. 현재는 비둘기우유, 잠비나이, 로로스 등이 한국의 슈게이징-포스트락의 대표 밴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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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드림 = 유승재(기타), 신계현(기타), 강경문(베이스), 정한길(드럼) / 사진출처 http://dingson.net/

결성 20년 차에 근접해 있는 밴드 데이드림(Daydream)도 그 중 하나다. 데이드림 즉, 백일몽.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환한 낮에 꾸는 꿈으로 의식이 있는 상태의 공상을 뜻한다. 데이드림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런 현실 세계에서 이룰 수 없는 비현실의 풍경들이 머릿속에서 펼쳐진다. 이들은 불규칙한 패턴과 꽉찬 질감의 기타 사운드를 이용해 “광활한 분노”와 “멜랑콜리”를 표현한다. 2000년부터 클럽 빵과 살롱 바다비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데이드림은 2008년에 정규 앨범 <A Land of April>을 발표했고 컴필레이션 앨범 <빵 컴필레이션 Vol.3>와 <Gothic Compil.Vol.1: The Masque of the Red Death>에 참여했다.

오랜 활동 기간 만큼이나 데이드림은 한국 노이즈 계열 밴드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밴드지만 거의 모든 밴드가 그러하듯 해체와 재결성의 시기를 거쳤다. 2008년 데뷔 10년 만에 발표한 앨범 <A Land of April>를 내자마자 멤버 각자의 사정으로 밴드가 해체된다. 이후 2011년에 재결성을 하여 두리반 농성장에서 복귀 공연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멤버 중 하나가 부상으로 잠정 활동 중단을 겪는다. 1년의 휴식 후 데이드림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밴드와 생업을 겸하는 데이드림은 또다른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다시 활동을 멈추고 만다.

그리하여 2015년에도 데이드림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현재 데이드림은 강경문(베이스), 신계현(기타), 유승재(기타, 노래), 정한길(드럼)  4인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활동 재개와 2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이드림을 만났다. 인터뷰는 3월 21일 홍대 클럽 빵의 공연 시작 전과 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Q. 재결성 이후 잠잠했던 것 같다. 최근 근황에 대해서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강경문: 밴드 내의 문제는 아니고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각자 다 가정이 있고 (정)한길이 빼고는 다들 부양가족이 있으니까. 작년 한해는 거의 쉬었다고 봐야 한다. 작년 봄에 잠깐 공연을 했고 제대로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작년 겨울부터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작년에 앨범 제작에 들어갔어야 했다. 7월에서 8월 정도에 새 앨범을 낼 계획이 있다.

Q. 데이드림 1집 <A Land of April>이 발표될 당시에 “결성 10년차 한국 슈게이징 1세대”, “한국 슈게이징 노이즈락의 선두주자”라고 소개되었다. 이런 수식어에 대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계현: 수식어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금 음악을 재미있게 하는 것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음악에 올인하는 팀들은 얼마나 많은데.

강경문: 오히려 그런 수식어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사정이 있거나 게을러서 음악을 못 내고 활동을 못했다. 다른 밴드들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한테 1세대니 라며 추켜세운다면 좀 부끄럽다. 인터뷰에 올릴 때는 우리를 슈게이징 퇴물이라고 해서 올려달라. (다들 웃음) 연차만 오래되었다.

유승재: 딱히 우리가 처음부터 슈게이징이나 포스트락 같은 음악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강경문: 초창기에 만든 ‘침전’이나 ‘Radiobox’ 같은 곡을 낼 당시에 우리는 포스트락 같은 단어조차 몰랐다. 슈게이징은 알고 있었지만.

신계현: 그때 모과이(Mogwai)를 들으면서 “와, 진짜 좋다! 세상에 이런 밴드들이 또 있을까” 했었다.그게 포스트락인 줄도 몰랐다. 그냥 모르고 한 거다. 근데 어쩌다 보니 내가 만든 음악이 모과이랑 엄청 비슷하더라. 되게 열 받았다. (웃음) 하여튼 슈게이징이나 포스트락에 같은 음악은 잘 몰랐고 우리는 사실 밀레니엄 펑크 밴드라고 생각한다. (웃음)

유승재: 맞다, 우린 펑크밴드다. 유튜브에서 찾으면 나오는데 ‘소주’나 ’15분’ 같은 진짜 하드한 곡도 예전에는 많이 했었다.

강경문: 다른 멤버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떤 장르 안에 규정하든 별로 상관은 안 한다. 우리가 그런 거 아니다 라고 말해도 듣는 당사자가 들었을 때 그렇게 느꼈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신계현: 딱히 어떻게 불리든 상관은 없다.

강경문: 그러고 보니 (정)한길이가 제일 늦게 들어왔으니까. 한길이의 생각은 다를지 모르겠다. 슈게이징이 아니라 고전음악 1세대라고 생각할지도. (다들 웃음)

정한길: 그냥 고전음악이지. 슈게이징도 이젠.

강경문: 내 생각에는 슈게이징 1세대 밴드라는 호칭은 잠이나 옐로우키친에게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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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홍대 클럽 빵에서 공연 중인 데이드림 / ⓒJongkyu Kim

Q. 슈게이징, 포스트락을 오래했는데 이쪽 음악의 매력이나 재미있는 점은 무엇일까?

신계현: 재미있다는 것에 어떤 이유를 갖다 붙이기 어려운 것 같은데. 예전에는 진짜 고집쟁이였다. 듣고 싶었던 음악만 듣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음악 좋아하면 “웃기지마 너바나(Nirvana)가 최고야” 했다. (웃음) 어느 순간이 되면서 그리고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면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내가 연주하는데 좋게 들릴 때가 있다. 그러면 기분이 너무 좋다. 요즘 들어 그런 빈도가 더 많아지고 있어서 그럴 때 즐겁다.

강경문: 참고로 여기 와이프 분께서 우리 밴드에 대해 굉장히 애정 어린 조언을 많이 해준다. “야, 침전 갖다 버려.” (모두 웃음) 이쪽 장르의 매력? 추상적인 음악이라는 것이 장점이랄까. 미술이나 영화 같은 다른 예술 작품을 보면 그 사람들이 사는 삶을 대변한 것들이 나오듯이, 우리 음악도 우리의 내면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달리 설명하거나 틀에 맞추지 않고 자기 안에서 그냥 나오는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 다른 사람 것이 좋다고 그거 한번 따라 해봐야겠다, 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Q. 그나저나 데이드림은 고등학교 동창들이 만든 팀이라고 들었다. 결성이 98년도로 알고 있는데.

강경문: 원래 같은 동네에서 살긴 했다. (신)계현이와 (유)승재만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다. 둘 다 광명북고를 나왔고 나는 광명고 출신이다. 당시에는 나우누리나 하이텔 등에서 음악 동호회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였다. 지금은 전설로 불리는 “나우누리 너바나 동호회”에서 20살 쯤 셋이 만난 거다. (웃음) 그때 만났던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홍대 인디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당시에는 얘랑 밴드했다가 쟤랑 밴드했다가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음악을 주고 받던 시절이었다.

신계현: 고등학교 때 기타를 처음 사고 나서 나한테 기타를 가르쳐 준 게 (유)승재였다. 그렇게 같이 카피밴드 같은걸 하다가 20살 때 데이드림을 결성하고 빵에서 처음 공연하게 된 거다.

유승재: 당시 대중음악전문지 서브(Sub)를 보고 이거다 하고 정한 밴드 이름이 데이드림이다. 데이드림은 소닉유스(Sonic Youth)의 앨범인 <Daydream Nation>의 앨범리뷰를 보고 정한 이름이다.

강경문: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난 것은 2001년에 클럽 빵에서 했던 “모던락 페스티벌”이었다. 이때 나우누리 너바나 동호회 모임이 있었고. 그때 이 친구들이 ‘Radiobox’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너무 잘했다. 그러다 얼떨결에 데이드림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부터 데이드림을 쭉 한 거다.

신계현: 원래 있던 베이스 치던 친구는 베이스에서 키보드로 옮기고 (강)경문이 들어왔다.

유승재: 그러고 재결성 때 (정)한길이가 들어왔다.

신계현: 우리 재결성할 때 얘기했다. “한길아 우리 앨범 내고 마무리 짓자”. 근데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다. (모두 웃음)

정한길: 처음에는 세션 멤버로 영입이 되었다가 이렇게 정식멤버로 하고 있다. (웃음) 머머스룸부터 피기비츠, 히치하이커, 아톰북, 니나이안 등을 했고 지금 데이드림을 하면서 전기흐른의 세션도 하고 있다. 데이드림은 가장 오래하는 밴드다.

유승재: 학교 다닐 때는 시험 때문에 활동 못하고, 다른 일 때문에 못하고, 개인사가 있어서 못하고. 마치 시즌제로 했던 것 같다. 이게 반복되다 보니 결성한지는 15년이 넘었는데 정작 활동은 그 반도 안된 것 같다.

Q. 근데 데이드림은 1집을 내고 해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재결성하게 된 건지?

강경문: 그렇다. 2008년에 1집을 내자마자 해체를 했었다.

정한길: 1집 단독공연 하고 나서 바로 해체했다. (웃음)

유승재: 내가 범인이다. (모두 웃음)

신계현: 나는 데이드림이 해체되고 나서 루이엠랑(LuiMrang)이란 팀에서 음악을 했다. 이모(Emo) 성향이 있는 밴드였다.

강경문: 슈게이징 쪽 보다는 포스트락 쪽이라고 보면 된다. 킨스키(Kinski) 같은. 만약 계속 활동했으면 우리나라에서 포스트락을 거의 초창기에 소개했다고 봐도 될 텐데.

신계현: 루이엠랑에서 1년 정도 했다가 멤버 간에 생긴 사소한 일이 불화로 번져서 이 밴드도 해체되었다. 루이렘랑 멤버 중에 한 명이 지금 전기흐른에서 기타 치는 류호건이다. 이 친구도 나우누리 너바나 동호회에 있었다. (웃음) 아무튼 루이엠랑까지 해체하게 되자 허무했다. 음악을 이대로 계속 해야 하는 건가, 끝내야 하나. 그런 기로에 서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데이드림이라면 뭔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오래 하지 말고 그냥 앨범 하나만 내고 끝내자”고 했다. (웃음)

유승재: 그때 1집 앨범에 수록된 ‘야시장’을 듣는데 무슨 발동이 된 것 마냥 계속 꽂히는 것이다. 뭔가 아련하기도 하고…

강경문: 아무튼 이 밴드의 15년 역사가 이렇다. (다들 웃음)

데이드림 – 야시장 (유튜브 dingson님의 채널)

Q. 이제야 재결성 스토리를 알 것 같다. 근데 왜 1집의 히든트랙인 ‘야시장’은 왜 라이브 녹음인 건지?

강경문: 1집 앨범 제작 당시 관악FM에서 우리를 인터뷰를 했는데 마치자마자 바로 공연 녹음까지 들어갔다. 그때까지 ‘야시장’이란 곡은 합주를 겨우 두세 번 정도 해봤다. 그날은 거의 잼 형식으로 엉성하게 했던 공연이었다. 끝나고 멤버들에게 이런 쓰레기 같은 곡은 버리자고 했었다. (웃음) 나중에 인터뷰어가 녹음된 파일을 보내 줬는데 이 곡이 이런 식으로 완성될 줄은 몰랐다. 그게 앨범에도 그대로 실린 거다.

신계현: 나오고 보니까 좋았다. 내가 이렇게까지 쳤는지도 몰랐다.

유승재: 따지고 보면 ‘야시장’은 재결성의 계기가 된 곡이 된 셈이다.

강경문: 2008년도에 나온 곡인데 1집의 곡들 중에서는 제일 늦게 나온 곡이다.

Q. 데이드림의 다른 곡에도 만들어진 배경이 있는지?

강경문: ‘Red Violin’이란 곡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화 <레드 바이올린>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영화는 정말 좋았다. 거기 나오는 배우도 그랬고. ‘Oscar Wilde’는 전에 당시 키보드 치던 친구가 만든 곡이라서 본인이 보컬까지 했었다.

유승재: ‘Shiny Road’는 나우누리 너바나 동호회에서 재즈보컬리스트로 활동 하는 친구가 도와줬다. 내가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을 좋아해서 기계처럼 불러달라고 요청했었다. (웃음) 라이브 때는 내가 부르는데 녹음 때는 건반도 들어간 곡이다.

강경문: 음악을 들어보면 곡을 쓴 사람의 정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Radiobox’와 ‘침전’ 같은 곡은 신계현. ‘A Land of April’과 ‘Shiny Road’, ‘Red Violin’ 같은 곡은 유승재다.

유승재: 그러고 보니 매쓰락(Math rock) 까진 아니어도 점점 쎈 음악을 하는 것 같다. 삶이 힘들어져서 그런가.

Q. 자신들의 곡 중에 좋아하는 곡은?

강경문: 좋아하는 곡은 그때마다 왔다 갔다 하는데 싫어하는 곡은 확실하다. 일단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야시장’이고.

유승재: 공연 때와 들을 때가 많이 다르다. 공연 때는 ‘고비’나 ‘포크레인’ 같은 신나는 곡이 좋은데 들을 때는 조용한 곡이 더 좋다.

강경문: 확실한 것은 나는 ‘최홍만’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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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에 발매된 데이드림의 1집

Q. 데이드림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일단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악을 할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데이드림 하고 검색하면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연세영 씨가 먼저 뜨더라. 심지어 인디밴드에게 관대한 향뮤직에서조차 그렇다. ‘데이’ 와 ‘드림’을 띄어서 검색해야 제대로 밴드 데이드림이 나온다.

유승재: 비둘기우유처럼 독특하게 지었어야 했다.

강경문: 밴드 이름을 데이드림으로 짓고 얼마 지나서 지인 중 한명에게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라이너스의 담요 같은 음악 하냐는 대답을 들었다.

유승재: 사실 의미는 백일몽인데 사람들이 데이(Day)와 드림(Dream)을 따로 떨어뜨려서 해석해서 그런 것 같다. 백일몽이란 단어가 가진 뜻은 훨씬 사이키델릭하다.

신계현: 흔히 사람들의 이상은 굉장히 아름답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괴리를 밴드이름에 녹아 넣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잔혹하니까. (웃음)

Q.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유승재: 그때그때마다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멤버들이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다.

신계현: 예전에는 앨범 중에 <Bends>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Kid A>, <Amnesiac>, <In Rainbow>를 좋아한다.

유승재: 톰 요크(Thom Yorke)가 지금 하는 밴드인 아톰스 포 피스(Atoms For Peace)는 진짜 좋다. 다들 보즈 오브 캐나다(Boards of Canada)는 좋아하지 않나?

신계현: 일부만 좋아하는 편이다.

강경문: 지금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을 얘기하면 잭 화이트가 제일 좋은데, 2000년대 초만 해도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를 제일 많이 들었다. 팝 쪽도 좋아한다. 근데 듣는 거랑 하고 싶은 음악하고는 다르다.

신계현: 승재와 나는 고등학교를 같이 나왔는데 당시를 지배했던 것은 역시 너바나였다. 그리고 소닉유스도 있다.

강경문: 그러면 나는 펄 잼(Pearl Jam).

신계현: 까먹을 뻔 했는데 욜라 탱고(Yo La Tango)도 있다.

정한길: 다들 토토이즈(Tortoise)는 좋아하지 않아요?

신계현: 토토이즈 좋지.

강경문: 나는 별로(다들 웃음).

신계현: 요즘에 두 메이크 세이 싱크(Do Make Say Think)가 좋더라. 내한공연도 했었는데 진짜 좋더라.

정한길: 멜로디가 정말 좋다.

강경문: 최근 1년 안에 들은 것 중에 잭 화이트(Jack White)의 <Lazaretto> 음반을 제일 많이 들었다. ‘High Ball Stepper’는 정말 압도적이다.

신계현: 하지만 마음의 고향은 닐 영(Neil Young)이다.

유승재: 나는 솔직히 닐 영보다는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하고 밥 딜런(Bob Dylan).

강경문: 초창기 때는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 모과이,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을 좋아했다. 우리 음악을 들어보면 음악적 정서는 벨벳 언더그라운드, 사운드는 모과이를 흉내냈고.

신계현: 흉내내지 않았다. (다들 웃음)

강경문: 아무래도 젊은 시절 많이 들었던 음악이다 보니 의도치 않게 방향에 영향을 주더라.

유승재: 그리고 한 사람 까먹었다. 제일 중요한 사람.

신계현: 나왔다. 국내 아티스트겠지. 와이(Y)로 시작하는 밴드에 있는 멤버였겠지.

강경문: 와이비(YB)? (다들 웃음)

유승재: 옐로우키친의 최수환 씨가 있다.

강경문: 이 친구가 광적으로 좋아했다.

유승재: 2번 째 음반인 <Mushroom, Echoway, Kleidos>가 진짜 명반 중에 명반이다. 그때 당시 한국에서 그런 음반이 나왔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강경문: 당시 (유)승재의 나우누리 아이디가 노란부엌이었다. (다들 웃음)

신계현: 지금은 (유)승재는 전자음악 쪽, (강)경문이는 재즈 쪽, (정)한길이는 다 듣고(웃음), 나는 좀 고전 같은 음악을 듣는다. 매쓰락 같은… 그런 것을 좋아한다. 국내 밴드 중에서는 비둘기우유를 제일 좋아한다. 가히 독보적이다.

강경문: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다 나온 거 같은데 여기서 우리 밴드 내의 공통 분모가 있다. 그래서 말이 잘 통하고.

Q. 홍대서 공연 자주 보는 지인이 지금 홍대서 슈게이징 음악 하는 밴드로는 비둘기우유와 데이드림이 가장 잘 한다고 칭찬을 많이 하고 다닌다.

신계현: 친한 걸 떠나서 비둘기우유가 최고다. (웃음)

강경문: 비둘기우유는 외국의 밴드들과 견주어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팀이다.

신계현: 비둘기우유의 이종석 씨는 뮤지션으로써도 존경한다.

유승재: 다들 알겠지만 비둘기우유 1집 <Aero>를 (신)계현이가 프로듀싱했다.

신계현: 갑자기 악몽이 떠오르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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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kyu Kim

Q.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팀들 중에 지금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케이스들이 좀 있을 텐데.

신계현: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그들처럼 공연을 많이 다니면 좋을 것 같다.

강경문: 투어 다니는 것이 특히 그랬다.

신계현: 중국이나 미국 같은 큰 나라나 해외 대형 페스티벌을 간 것도 그렇고.

강경문: 근데 우리는 그런 밴드의 인지도에 관한 욕심 보다는 이상한 쪽에 욕심이 있다. 가령 곡을 만들 때 드럼을 괴롭힌다던가. ‘야시장’을 만들 때 드럼 파트만 200번을 바꿨다. (웃음)

신계현: 밴드 음악에서 드럼이 8할이니까.

정한길: 리허설 할 때 시간 차지하는 건 반대인 것 같은데.

강경문: 아무튼 밴드니까 공연을 많이 하던가 좋은 음반을 많이 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정한길: 인지도가 있으면 사람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공연장에서 할 수 있고, 큰 공연장에서 하면 소리가 좋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긍정적 순환구조에 있다. 그래서 인지도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신계현: 그렇긴 하지만 그걸 마음 놓고 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다른 밴드들은 우리가 쏟는 노력 보다 훨씬 더 많이 음악에 몰두하니까.

강경문: 우리는 매번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는데 그냥 노력을 안 한다. (다들 웃음)

Q. 데이드림하면서 일과 생활을 병행할텐데. 그럼에도 밴드를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 같다.

강경문: 직장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그 다음날에 쉬는 날이라고 해도 회사에 가야 한다. 아무리 뮤지션이니 밴드니 해도 각자가 가진 사회적 역할을 책임지는 것이 먼저다. 근데 그게 제일 어렵다. 지금 다 내려놓고 음악에만 집중하려면 멤버 각자가 다 로또에 당첨되어야 한다. (웃음) 합주도 매주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1주일에 두세 번도 하다가도 어떤 때는 2, 3주에 한번하기도 힘들 때가 있고. 거기다 아무래도 유부남들도 있고

신계현: 망원동 초아 아빠다.

유승재: 아들바보인 은호 아빠다. 올해 10월에 쌍둥이가 나올 예정이라서 애가 셋이 된다. (다들 웃음)

강경문: (신)계현과 나는 프로그래머고 (유)승재는 출판사에 다니고 있다. (정)한길이는 늦게 학교를 가서 올해 신입생으로 되었다. 나는 일찍 일을 시작한 편인데 다른 멤버들도 늦다 빠르다 정도지 지금은 일을 한지 오래 되었다.

신계현: 이번에는 한달을 쉬었다. 다들 개인 사정이 있다 보니.

강경문: 누군가 일이 있으면 그 다음 번에는 다른 누군가가 일이 있고. 그런 적이 많았다.

신계현: (정)한길이 제일 괴로울 거다. 그러고 보니 다른 밴드 해서 별로 안 그러려나. (웃음)

정한길: 학사일정이 바빠서 별로 그렇진 않다. (웃음)

Q. 올해 들어 홍대 주변의 여러 공연장과 레코드샵이 문을 닫는 안타까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홍대에서 오래 활동한 뮤지션으로써 옆에서 지켜보기 힘들 것 같다.

정한길: 이 현상은 앞으로 계속 지속되고 악화될 것이다.

강경문: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 같다. 예전에 뉴욕에 살던 친구도 그러는데 그쪽도 많이 어렵다고 했다. 장르 음악도 점점 협소해지고 다 스트릿 음악만 하는 친구들만 남았다고 하더라.

유승재: 글로벌 펑크 위기. (모두 웃음)

신계현: 6, 7년 전에 뉴욕 씬에 있던 카이트 오퍼레이션즈(Kite Operations)란 친구들이 내한 와서 같이 술을 마신 적이 있다. 그때 그 친구들이 말하길 뉴욕도 지금 씬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전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

정한길: 브루클린에는 재즈 바들이 아직 좀 있다. 그쪽은 수익모델이 있어서 살아남은 것 같다.

강경문: 한국은 홍대 근처에 인디 씬이 몰려 있는데 지금 건물 임대료가 너무 올랐다. 그래서 소규모 클럽들은 운영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리스너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찾아 다니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문화가 진작에 정착이 되었어야 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겨우 현상유지를 해도 모자를 판이겠지만. 그러고 보면 인터넷에서는 늘 너네가 음악을 더 죽여주는 것을 만들어야 잘되지 않느냐는 소리가 있어 왔다. 그런데 여지껏 음악을 하면서 알게 된 거지만 정작 그런 리스너들은 자기가 열광하는 음악에 관심만 갖지 여간해서는 움직이질 않는다. 우리야 그 동안 페이를 신경 안 쓰고 공연을 줄곧 해왔지만, 클럽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임대료 문제나 상황이 계속 악화가 되다보니 유지를 못하게 된다. 그러면 클럽들은 문을 닫고 우리나 다른 밴드들은 점점 설 무대를 잃는다. 레코드샵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음반을 팔 수 있는 채널이 계속 없어지고 있다. 근데 이게 나아질 것 같냐면… 박근혜 정부 끝나고 생각해봐야겠다(웃음).

정한길: 클럽이란 곳 자체를 일종의 기회라고 치면 예전에는 기회의 여유가 있었는데 갈수록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데 더 안 좋아질 것 같다.

강경문: 어쨌든 대중음악 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리스너들이다. 그 하위 카테고리인 홍대 씬은 기이하게도 리스너들의 기여보다는 클럽과 밴드들이 자생적으로 버텨온 점이 다른 나라의 음악 씬과 다른 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버틸 여력도 바닥이 나고 있는 것이다.

Q. 근데 벌써 4월이다. 마침 1집 제목이 <A Land of April>이다 보니 2집도 4월에 나오나 했다.

강경문: 4월에 내긴 어렵다. 내년에 내면 가능한가? (웃음) 이번은 자립음악생산조합(이하 자립)의 황경하 씨가 도와주고 있다. 자립하고 작업을 한다기보다는 황경하 씨가 개인적으로 우리 음악을 많이 좋아하고 같이 만들고 싶어 한다. 앨범을 우리 손으로 만든다면 부담이 많이 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도와줘서 시작 단계이긴 한데 수월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신계현: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대화를 주고 받은 적이 있다. 그러다 내가 공연이 하고 싶다고 말을 던졌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앨범에 관한 대화를 했고 이렇게 같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 앨범의 녹음 외 작업 관련 부분은 자립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이후 공연이나 활동은 그때 상황 봐서 하게 되는 것이고.

강경문: 자립과는 계약관계에 있다기 보다 프렌드십이라고 보면 된다. 같이 잘 되자고 하는 것이라서 앞으로 연계된 활동으로 이어갈 것이다. 그렇게 해서 7, 8월쯤 새 앨범이 나올 것 같다.

Q. 오늘(3월 21일) 공연을 보니까 역시 15년 이상의 내공은 어디 안 간다는 것을 느꼈다. 2집이 기대가 된다.

유승재: 곧 2집이 나올텐데 레코딩에서는 공연하고 듣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러다 보니 듣는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들게 할까 봐서 걱정이다.

강경문: 예를 들면 좀 전의 공연에서도 본 것처럼 ‘야시장’이란 곡과 ‘고비’, ‘포크레인’의 사운드가 너무 다르다. 한 쪽 음악은 너무 센데 다른 한 쪽은 너무 서정적이라서.

정한길: 예를 들면 스트라디바리우스(Stratovarius)의 감미로운 발라드곡인 ‘Forever’ 때문에 앨범을 샀더니 다른 곡들이 무지막지한 메탈곡들이라는 충격 같은 거랄까.

유승재: 슈게이징이나 포스트락 같은 음악이 딱히 정해져 있는 형식이 없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궁금할 때가 있다. 해외와 국내의 비슷한 성향의 밴드들을 모아놓고 볼 때 우리가 어느 쪽에 속할지.

신계현: 해외팬들은 우리를 약간 다이노소어 주니어(Dinosaur Jr.) 같은 느낌으로 생각할지도.

정한길: 음악의 문법을 이해하냐 못하냐에 따라 시선이 굉장히 많이 달라질 것이다.

유승재: 2집을 준비하면서 일종의 음악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인 것 같다. 밴드로써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도 든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이것이 나중에는 밴드에 크게 영향을 줄 것 같다.

Q. 2집은 어떤 분위기가 될 것 같은가?

강경문: 최근 공연 때 했던 곡들이 들어갈 것이다. 잘 알려진 ‘포크레인’이나 ‘고비’, ‘최홍만’, 그리고 최근에 만들었던 곡들이랑. 최근에는 (신)계현이 곡을 많이 쓴다.

유승재: 예전에 내가 곡을 쓸 때는 도입부나 기본 리프를 던지면 다른 멤버들과 같이 곡을 만들었다. ‘수족관’도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고.

강경문: ‘수족관’이나 1집의 ‘야시장’은 그리움과 향수의 정서가 포함되어 있다. 반면 ‘고비’나 ‘포크레인’같은 곡은 분노와 격렬함이 테마다. 최근에 만들었던 곡들은 데이드림 초기 때의 느낌이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더 애착이 많다.

유승재: 2집 때는 데이드림이 가진 그 두 가지 정서가 들어간 음악을 하려고 한다. 하나는 앞서 말한 그런 향수적인 느낌… 슈게이징이라고 규명하기보다 향수적인 정서가 들어간 사이키델릭한 음악이랄까. 내가 던진 리프가 그런 게 많다. 반대로 살면서 느끼는 분노와 격렬함이 들어간 ‘포크레인’ 같은 곡. 그런 상반된 두 감정이 섞일 것이다. 두 가지 감정이 키워드다. 2집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광활한 분노와 멜랑콜리”다.

Q. ‘병신같이’란 곡은 2집에 들어가나?

신계현: 안 들어간다. 이건 아마도 싱글로. 근데 생각은 없다.

유승재: 아니면 이런 류의 곡들만 모아서 EP로. 원래 데이드림이 해체한 뒤 만든 포크송이라서. 바다비에서 솔로로 종종 무대에서 불렀었다.

강경문: ‘병신같이’는 데이드림이 재결성하고 처음 맞춰 본 곡이다. 원래 포크송이였으니까 밴드 때는 어쿠스틱한 느낌을 추구하면서 사운드를 만들었다. 그때도 2집 계획이 있었는데 들어갈 곳을 못찾다가 마침 빵 컴필레이션 음반이 나온다고 해서 수록했다. 어쩌다 보니 데이드림의 곡 중에 많이 알려진 곡 중 하나가 되었다.

신계현: 맨날 앵콜 나오면 ‘병신같이’만 해달라고 한다. (웃음)

유승재: 제일 팝적이니까.

 

데이드림 – 고비 (유튜브 misoa Re님의 채널)

Q. 새로운 매체나 방법이 나온다면 그쪽으로 앨범을 제작할 생각이 있는지?

신계현: 엘피로만 앨범을 내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엠피쓰리 다운로드 리딤코드를 동봉해서.씨디는 제작하지 않고. 그러면 음반 가격이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엘피는 부피에서 오는 충족감이 장난이 아니다. (웃음) 그 부피만큼 사람들이 우리 음악의 가치를 알아주기를 바한다. 어차피 우리 음악은 들을 사람만 들으니.

유승재: 나처럼 음악을 좋아하는데 씨디만 있는 사람은 접근성이 떨어질 것 같다. (웃음)

정한길: 폐쇄적인 면으로 비춰질 것 같다.

신계현: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인지하고는 있다. 근데 엘피의 비닐을 뜯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다들 웃음)

유승재: 그건 너무 개인적이다. (웃음) 어쨌거나 가격이 문제다. 음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당연히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가격이 비싸지면 접근성 또한 떨어진다.

강경문: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럴 것이다. 물론 앨범을 엘피로 내고는 싶지만 과정과 비용이 많이 든다. 국내에서는 제작했을 때 퀄리티가 좋게 나오기 힘든 여건이기도 하고.

신계현: 아무튼 이것도 하나의 주장인 것이다. 마테리얼(material)을 그냥 하나로만 고정해놓으면 음악을 들었을 때의 충족감을 최고로 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유승재: 그럴 수는 있는데 넓은 의미로 엘리트주의 같다. 실험적으로 해볼 수는 있겠지. (웃음)

강경문: 이렇듯 우리 밴드도 논의 중이다. (웃음) 언제가 되었든 간에 엘피로 앨범을 낸다면 좋을 것 같다.

Q.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러다 유명해진다면?

강경문: 일단 앨범을 내고 나서 계속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그 다음에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고. 이후에는 테마를 잡아서 앨범을 많이 내고 싶다. 못해도 2년에 하나 냈으면 한다. 유명해진다면 음악만 해서 먹고 살 정도가 된다면, 아마 돈과 가치를 따져보고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일단 이정도까지만 답하겠다. (웃음)

정한길: 음악으로 바쁘면 좋을 것 같다. 돈이 안 되는 바쁨은 일단 자르고. (웃음)

유승재: 안산 벨리 같은 페스티벌에도 서면 좋을 것 같다. (웃음)

신계현: 처음 밴드할 때의 목표는 더듬이 접촉 같은 거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 나오는 개념 같은 건데.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그것을 굉장히 거창하고 이상적으로 생각했었다. 근데 별거 없더라. 내가 연주할 때 저 사람도 좋아해주는 것이 바로 더듬이 접촉이었다.

강경문: 공연을 하는 것은 관객을 설득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말하는 게 이런 건데 알아들으십니까? 같은. 관객이 설득을 받았다는 게 느껴지면 좋다.

유승재: 원작자다 보니까 내가 곡을 만들었을 때의 의도를 관객들도 완벽하게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걸 쉽게 느끼게 하는 음악이 아무래도 좋은 음악이 아닌가 싶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의도 그대로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것처럼.

강경문: 데이드림은 절대 애플빠가 아니다. 아이폰을 쓰고 있지만 아이튠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들 웃음)

Q. 앞으로 무슨 음악이 하고 싶은가?

유승재: 전자음악하고 싶어서 장비도 샀다.

신계현: 밴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멤버들과 형식적인 얘기를 해본 적은 있다. 하이브리드한 전자음악이 섞여 있는 밴드음악을 하고 싶은데 식스티파이브데이즈오브스테틱(65daysofstatic) 같은 것을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정한길: 하다 보면 어떻게든 나올 것 같다.

신계현: 약간 게으른 대답일 수도 있는데 내가 처음부터 제대로 방향을 설정해서 나오는 음악이 과연 내가 즐겨서 하는 음악인 것인가, 그런 의구심이 들 것 같다. 그건 내 음악이 아닐 것 같다.

유승재: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야시장’이나 ‘수족관’ 같은 분위기의 곡처럼 음악을 통해 각자가 가진 아련한 추억들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하고 싶다.

신계현: 추상적이지만 폐부를 찌르는 음악.

정한길: 답을 준다기 보다는 문제를 주는 음악이랄까.

유승재: 음악을 받아들이는 청자 역시 우리처럼 주관적으로 듣는다. 밴드와 관객이 감정을 똑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되게 어려운 일이다. 만약 어떤 음악적 문법이 있어서 이런 슈게이징이나 포스트락의 문법을 모두 동일하게 적용할 수만 있다면 굉장히 쉽겠지. 하지만 그러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인 밴드를 한다는 의미도 없을테니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음… 제대로 설명하기가 힘들다. 비둘기우유는 그런 거 참 잘 하던데. (모두 웃음)

신계현: 비둘기우유의 연주가 끝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정말 잘한다.

Q. 멤버 변동이라든가 추가 영입이 있을지?

강경문: 여기서 멤버 하나 나간다면 밴드 끝난다. 따로 영입할 생각은 없다.

유승재: 여자 보컬 영입을 시도해보려고 한 적은 있다.

신계현: 그건 잠깐의 변덕이었고 신스(Synth) 파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강경문: 나도 신스 멤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신스가 있으면 사운드가 좋아지는 것도 있고 같이 곡을 만드는 과정과 의견을 제시하는 부분에 있어 좋다. 전반적으로 신스 연주자들은 밴드 사운드를 이해하는 폭이 넓은 것 같다.

유승재: 3집 때에는 그런 계획들을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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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데이드림

Q. 10년 뒤에 뭐하고 있을 것 같은가?

유승재: 그 동안 우리가 음반을 몇 장을 낼지 모르겠다.

신계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때도 같이 있으면서 재미있게 음악 하면 진짜 좋을 것 같다. 밴드가 어떻게 된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고.

강경문: 지금 있는 씬을 대표하면서 가끔 해외도 다니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유승재: 너바나 같은 음악하는 팀이면 좋겠다. 자살만 빼고. (다들 웃음)

신계현: 생각해보니 욜라 탱고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욜라 탱고가 딱히 드러나서 활동하는 밴드는 아니다.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급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음악팬들에게 영감을 주는 팀 아닌가? 데이드림도 그런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한길: 그러면서 오노 요코(Yoko Ono) 같은 사람의 백밴드도 하고.

신계현: 그건 최악이었다. (다들 웃음)

유승재: 욜라 탱고가 괜찮은 롤모델 같은 거일 수도 있겠다. 음악도 좋고 앨범도 꾸준히 내고.

신계현: 하여튼 지금과 옛날의 생각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정한길: 거기서 더 발전되면 더 좋고.

유승재: 근데 10년 안에는 뭔가를 이뤘으면 좋겠다.

강경문: 나는 내가 음악을 한다는 생각은 별로 한 적이 없다. 단지 데이드림을 한다, 정도. 아마 그때가 되어서도 지금처럼 계속 할 것이다.

신계현: 나는 베이스 바꿔서 만족하고 있다.

강경문: 악기를 40만 원짜리 쓰다가 230만 원짜리로 바꿨다.

신계현: 소리 듣더니 다들 표정이 좋아졌다.

유승재: 역시 다 돈이다. (다들 웃음)

인터뷰 중간에 클럽 빵에서 있었던 데이드림의 무대는 너무 시간이 짧다고 생각될 정도로 집중력이 있었고 에너지가 넘쳤다. 굴곡진 밴드의 역사를 가슴에 품고 현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멤버간의 끈끈함과 쾌활함을 한순간에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데이드림과의 인터뷰 속에서 잊지 말아야할 음악과 삶의 순수성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함께 음악을 하는 것의 즐거움”이라는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국내 인디 음악계에서 슈게이징이나 포스트락은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선구자격 위치에서 있는 데이드림은 얼핏 가벼워보였지만, 산전수전을 겪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뼈가 있는 가벼움”을 지니고 있었다. 특이한 위치에서 특이하게 살아남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묵묵함같은 것이다. 데이드림은 데뷔 후 15년이 넘은 지난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또 새로운 한발을 내딛는다. 그들의 음악에서 묵직하면서도 남다른 깊이가 전달되는 것은 당연했다. 올해 여름에 나올 새 앨범을 기대해보자. 데이드림, 그들이 들려줄 백일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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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원종현말하길

    데이드림 평소에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소식 들으니 참 좋군요

  2. 야간비행말하길

    드디오 올라왔군요 ㅠㅠㅠㅠ
    인터뷰 같이 참여해서 정말 즐겁고 재밌었던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조선땅의 라이드 데이드림!!!
    파이팅~!

  3. 야간비행말하길

    http://cafe.naver.com/namulove/3272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카페에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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