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사랑 고백 'The cure'의 'Lovesong'

달콤쌉싸름한 사랑 고백 ‘The cure’의 ‘Lovesong’

가을의 향기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이 왔다. 잔뜩 여민 옷깃 사이로 옆구리는 물론이거니와 척추 사이사이를 콕콕 찍어대는 겨울 바람이 얄미워지는 요즘이다. 바람은 차가워졌지만 여전히 하늘은 맑고 그 푸른 하늘을 별천지로 만드는 단풍의 향연에 괜시리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란 기상청의 발표(매년 올 겨울이 제일 춥다고들 하는 것 같지만)에 외로운 솔로들도 짝찾기에 분주해졌다. 사랑하고 싶은 계절이 왔다.

‘사랑’만큼 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또 있을까? 그 표현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넘쳐 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열렬하게 고백하거나 단지 짝사랑으로만 간직하거나 혹은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기도 한다. 사랑이란 우리가 늘 경험하고 열망하고 꿈꾸는, 가장 익숙한 감정. 그런 탓에 사랑노래에 더 깊이 공감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노래의 8할이 사랑에 대한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그 수많은 사랑 노래 중,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 사랑 노래 한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달콤하나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시린, 아름다우나 동시에 서글픈 ‘더 큐어(The Cure)’의 ‘러브송(Lovesong)’이다.

전 세계를 사로 잡은, 아델이 사랑한 노래

국내 음악팬들에게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를 휩쓴 아델(Adele)의 커버 ‘Lovesong’이 더 익숙할 지도 모르겠다. 아델은 2011년 발매한 그녀의 두 번째 정규앨범 <21>에서 그녀만의 서정적 색깔을 입힌 러브송을 선보였다. 아델의 목소리와 노래의 멜로디가 워낙 잘 어울리는 면도 있지만 아델 스스로가 이 노래를 워낙 좋아해 리메이크를 결심했다고 한다. 어린 아델이 엄마를 따라서 간 첫 콘서트가 바로 더 큐어의 콘서트였고, 콘서트장에 울려 퍼진 ‘러브송’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그녀는 마닐라에 홀로 지낸 적이 있는데 ‘향수병’에 걸린 그녀가 위안 삼아 부른 노래 역시 이 노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더 큐어의 원곡을 가장 좋아하지만 아델의 러브송도 매우 훌륭하다. 아델의 깊고 풍부한 보이스와 사랑고백이라 하긴엔 처연한 멜로디가 썩 잘 어울린다.

약혼녀에게 바치는 조금은 특별한 사랑 노래

더 큐어의 ‘Lovesong’은 1989년 발매한 앨범 <Disintegration>에 실린 곡이다. 정규 앨범에 실리기 전 싱글로 먼저 발표된 이 곡은 미 빌보드 차트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더 큐어의 음반 중 가장 사랑받은 곡으로 꼽힌다. 더 큐어는 1976년 결성한 영국의 펑크락 밴드다. 포스트 펑크와 뉴웨이브를 지향하던 밴드는 1980년대 이후 고딕락을 가미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해 왔다. ‘Lovesong’은 보컬이자 더 큐어의 거의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드는 로버트 스미스(Robert Smith)가 자신의 약혼녀를 위해 결혼선물로 썼던 곡이다.

                        

결혼선물로 바치는 사랑 노래라면 라디(Ra.D)의 ‘I’m in love’처럼 마냥 달달하고 부드러울 법도 하건만 이 러브송은 뭔가 서글프고 음울하기까지 하다. 뮤직비디오를 보라, 저 음침하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부르는 프로포즈송이라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어색한 몸짓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이 남자의 고백을 받아줄 여자가 몇이나 될까? 그러나 나는 이 러브송에서 어떤 진정성을 발견한다.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 없이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순수성이랄까. 모든 사랑 고백이 달콤할 필요도 없다. 원래 사랑의 감정에는 환희와 고통이 함께 존재하지 않던가.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home again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whole again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young again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fun again

however far away
i will always love you
however long i stay

i will always love you
whatever words i say
i will always love you
i will always love you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free again
whenever i’m alone with you
you make me feel like i am clean again

however far away
i will always love you
however long i stay
i will always love you
whatever words i say
i will always love you

i will always love you

그래도 가사를 보면 사랑의 대상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빌보드 차트 넘버 원, 311의 러브송

더 큐어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이 노래는 다른 뮤지션들에 의해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은 곡이기도 하다. 아델의 버전 뿐 아니라 미국의 레게 락 밴드 ‘311(three-eleven)의 2004년 커버는 미 모던록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더 큐어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커버는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50 First Dates)의 사운드트랙으로 실리기도 했다. 자메이카를 연상시키는 나른한 편곡과 밴드의 보컬 닉 핵섬(Nick Hexum)의 부드러운 보이스가 만나 좀 더 달달한 러브송이 탄생했다.

일본에서 전하는 수줍은 사랑 고백

      

더 큐어의 ‘Lovesong’은 수많은 리메이크를 남겼으나 마지막으로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이미(IMMI, International Modern Media Institute)의 버전을 소개한다. 청아하고 맑은 소녀의 목소리로 부르는 일렉트로닉 버전의 노래도 은근히 중독적이다. 노래는 그녀의 두 번째 싱글 <Klaxon>과 2008년 발매한 첫 정규앨범 <Switch>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