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튼 하켓, 동티모르를 노래하다

모튼 하켓, 동티모르를 노래하다

5월 20일은 동티모르 독립기념일이다. 21세기 최초의 독립국인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의 혹독한 지배(70만 인구 중 20만이 추방되거나 학살됐다)를 견뎌내다가, 냉전이 끝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해 2002년 독립했다. 상록수 부대 파병, 영화 <맨발의 꿈> 정도의 접점으로 우리나라에는 조금이나마 익숙한 이름이다.

딱히 독립기념일을 외우고 다니지 않는데 동티모르가 생각난 것은, 갑자기 트위터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노래 때문이다.

모튼 하켓이라는 이름은 그리 익숙치 않다. 80년대를 듀란듀란과 양분했던 그룹 ‘아하(A-ha)’의 보컬이라면 좀 더 익숙하겠다. 혹은 30년이 넘게 잘 만든 뮤직비디오 중 하나로 인정받는 Take on me의 주인공으로도 기억할 수 있다. 이걸로도 모르겠다면, Can’t take my eyes off you 의 보컬로 설명이 될 것 같다.

모튼 하켓이 아하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두 번째 앨범이자 첫번째 영어 앨범인 ‘Wild Seed’에서 왜 동티모르(East Timor)란 곡을 만들었는 지는 모르겠다. 노르웨이가 동티모르 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가이기도 했고, 본인이 세계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알게 되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쨋건 앨범의 성공과 함께 동티모르가 다시 서방세계의 관심을 끌었고, 그는 이듬해 노벨평화상 기념 공연에서 이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다르게 어두운 현실을 담은 가사처럼 동티모르는 독립했음에도 여전히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곡을 들려주며 ‘현실’이 아닌 ‘과거’를 노래했다고 설명할 날이 빨리 오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