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 에덴: 로스트 인 뮤직 –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팬들을 위한 헌정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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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덴:로스트 인 뮤직>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한 디제이의 삶과 흐름을 보여준다.

90년대 프랑스 파리, 10대 소년 폴(펠렉스 드 기브리, Félix de Givry 분)은 당시 유행했던 개러지 음악에 취해 클럽을 전전하며 친구들과 밤새 시간을 보낸다. 폴은 친구 스탄과 함께 치어스(The Cheers)라는 이름의 듀오를 결성해 DJ로 활동하기로 결심한다. 천천히 자신의 음악활동을 넓혀가던 치어스는 전세계적으로 클럽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던 2000년에 들어서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이후 미국 뉴욕에 건너가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하고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크게 성공한다.

그러나 영광의 시절은 오래 머물기 힘든 법. 몇 년 뒤, 폴은 여전히 지난 시절처럼 음악을 하지만 클럽과 관객은 더 이상 유행이 지난 폴의 음악을 찾지 않는다. 마약과 카드 빚은 폴의 숨통을 조여오고 달콤했던 연애도 이젠 좀처럼 진전이 없다. 폴은 자신이 계속 음악을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영화 에덴: 로스트 인 뮤직 트레일러

영화는 폴의 20년 음악 인생을 크게 두 파트로 나누고 있다. 10대 시절부터 개러지 음악에 빠져든 시기를 다룬 1부 ‘파라다이스 개러지’, 디제이로 성공한 폴이 좌절하는 2부 ‘로스트 인 뮤직’으로 구성했다. 중간중간 배경과 캐릭터가 자주 바뀌다 보니 영화가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다. 게다가 전자음악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2시간이란 러닝타임이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감각적인 영상미와 일렉트로닉 음악은 폴이 살았던 시대를 생생하고 매력적이게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감독의 시선은 마지막까지 방황하는 청춘들의 삶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관객들에게도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프랑스 출신 감독인 미아 한센-러브(Mia Hansen-Løve)는 그의 친오빠이자 실제로 디제이였던 스벤 한센-러브(Sven Hansen-Løve)를 모델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미아는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1990년대와 2000년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 (…) 개러지 음악의 황금기, 다프트 펑크와 함께 DJ로 활동한 오빠의 이야기, 그의 삶 전체를 변화시킨 환멸이 우리 세대의 에너지와 열망을 요약해주는 것만 같았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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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덴: 로스트 인 뮤직}의 한 장면

음악 영화답게 사운드트랙만 들어도 귀가 호강하는 영화다. 스벤이 직접 선별한 90년대 유행했던 클럽 음악부터 시대별로 유행한 명곡 42곡이 적재적소하게 배치되어 <에덴:로스트 인 뮤직>만의 감각적인 연출을 만들어낸다. 스벤은 여동생의 영화에 힘 입어 지금까지도 디제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의 깨알 같은 재미로는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초창기 모습을 재연한 것에 있다. 초기 시절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클럽 문 앞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다프트 펑크의 에피소드는 팬이라면 실소할 만하다.

영화 [에덴: 로스트 인 뮤직] 중 다프트 펑크가 ‘Da Funk’를 처음 플레이 하는 장면 

일렉트로니카는 음악 역사 전체에서 보자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발생한 음악이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타 장르와의 적극적인 융합을 시도해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활발한 장르 중 하나가 되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 같은 대형 음악 페스티벌과 유명 연예인들의 디제이 활동 등의 영향으로 이제 일렉트로니카는 친숙하고 익숙한 음악 장르가 되었다. 일렉트로니카를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음악 씬의 단면을 보여주는 영화 작품인 만큼 음악팬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다.

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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