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를 기억하세요?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

지금이야 변성기라는 결정타에 제대로 맞은 탓에 노래방 자체를 안가지만, 어린 시절에는 곧잘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꼬맹이가 노래를 얼마나 알까, 레퍼토리 그런거 없이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노래를 막 불렀다. 어른들은 당연히 귀엽다 귀엽다 하시지 신청곡 같은걸 요구하진 않으셨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였나. 광주에 있는 외갓집에 갔다. 어느 날, 술에 만취한 외할아버지를 안방에 눕히시고 식탁에 앉아 계시던 외할머니가 TV 보고 있는 내게 ‘혹시 이 노래 아니?’ 물으셨다. 당연히 안다고 하자 한 번 불러달라고 하셨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최초의 신청곡이다.

2014 EBS 국제다큐영화제가 시작했다. 개막작에서부터 눈물 한바가지 흘렸다. 마이클 로사노 베넷 감독이 만든 영화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Alive Inside: A Story of Music & Memory)>는 생기 잃은 요양원 치매 노인들에게 음악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려는 사회복지사의 이야기이다.

휘둥그레지는 눈, 우울을 잊은 춤사위, 터져 나오는 울음, 혹은 웃음. 음악은 삶이 무너져 가는 노인들을 순식간에 인생의 한 시절로 데려다 놓는” 매혹적인 주문 “이다.우리가 몰랐던 인체의 경이로움, 그리고 기억과 음악에 관한 기적같은 이야기.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신 할아버지를 모시고 제주도로 이사가셨다. 추석연휴기간 중 제주도행 비행기표는 진작에 매진이지만, 아직 안 쓴 여름휴가가 있으니 10월 무렵에 한 번 갈 수 있을 것 같다. 요사이 동묘시장 히트상품이라는 ‘효도MP3’ 사들고 내려갈 생각이다. 혹시 타타타가 있으면 할머니께 들려드리고 물어봐야겠다.

이 노래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