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 그 얽힌 노래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일반인 304명이 참사를 당했다. 어른들의 이기심이 빚어낸 인재(人災)였으며, 안전이나 인권과 같은 가치보다 자본이 우선시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이 비극은 그날의 희생자뿐만 아니라 유족들에게, 친구들에게, 이웃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을 비롯한 우리 주변의 수많은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현실에 대한 반성 없이 하나의 과거로만 소원해진 것 같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과 과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일부에게 세월호는 어느 덧 ‘피로감’을 주는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진실 규명을 위한 “망각에 대한 기억의 전쟁”은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한 목소리일 터. M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추모곡들을 통해 잊혀져서는 안 될 그날의 기억들을 끄집어내고자 한다. 지난 2년간 장르를 막론하고 국내 음악씬에서 100여 곡이 넘는 세월호 추모곡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은 외면으로 점철된 망각의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날의 노래들이 단순한 ‘위로’에 그치지 않고, 함께 해결해 나갈 ‘우리의 문제’를 공유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윤민석 –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리운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아껴 불러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반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김수경 김수진 김영경 김예은 김주아 김현정 문지성 박성빈 우소영 유미지 이수연 이연화 정가현 한고운…”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이 세월호 참사로 숨진 희생자 305명의 이름을 넣어 만든 추모곡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다 불러보는 데만 무려 10분 37초. 일반적인 노래 한 곡에 담을 수 없는 슬픔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성이지만  노래가 끝날 때까지 좀처럼 정지 버튼을 누를 수가 없다.


말로 – 잊지 말아요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의 2014년 11월에 발표된 <겨울, 그리고 봄>에 수록된 타이틀 곡이다. 7년 만에 창작곡으로 채운 앨범의 타이틀 곡을 세월호 추모곡으로 선정한 만큼 깊은 울림과 치유의 메시지를 선사하고 있다. EBS 스페이스공감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곡이 가진 아름다움과 감동을 더했다. 언제까지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고통과 상처를 추스리며 담담하게 살아가자는 내용이 더 절절하게 와닿는다.


새벽 – Oblivion (Original ver)

전자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 새벽의 곡이다. 이전에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에 갔던 경험이 있었던 그녀 또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은 사람 중 한명이다. 비록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자신만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들러주고 싶어서 이 곡을 썼다고 한다. 사건 이후 정확히 1년 뒤에 쓰여졌다고. 몽환적인 전자음 속을 ‘Remember’, ‘Please’ 같은 단순한 영어 가사가 반복적으로 흘러 나오면서 읊조림은 가슴 시린 사람들의 호소처럼 들린다.


윤상 – 날 위로 하려거든

이전에 한번 투데이로 다룬 적이 있지만, 여기서 한번 더 다루기로 한다. ‘그때 너는 어디 있었냐고 나는 또 내게 묻는다/왜 너의 곁을 지키지 못했는지 그걸 묻고 또 묻는다’ 가사와 뮤직비디오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세월호 참사를 다룬 곡이다.  무덤덤한 가사 속에 윤상 특유의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끼워 넣었다. 직접적으로 세월호를 말하지 않았지만 속 뜻을 알게 되면 그 어떤 곡보다도 상실과 아픔을 크게 느끼게 하는 곡이다.


루시드폴 – 아직, 있다

작년 12월,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던 루시드폴의 홈쇼핑 방송을 우연찮게 라이브로 볼 수 있었다. 낄낄대며 보다가, 귤을 쓴 루시드폴이 부르는 이 노래를 흘러 나오면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처럼 나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친구야 /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루시드폴의 잔잔한 노래가 큰 상처를 안고 있는 남은이들에게 위안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레드벨벳 – 7월 7일

“잘 가 서툴게 인사하고 / 뒤돌아서 오는 길은 / 참 멀기도 하다” 한 세대마다 또렷이 공유되는 사건이 있기 마련이다. 2016년의 중고등학생에게는 세월호가 그 대상이지 않을까. 그저 아이돌이라고만 생각했던 레드벨벳인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들 또한 거리를 지나가는 교복입은 아이들과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주효, 핫펠트(예은) – There Must Be

2014년 여름에 원더걸스 예은과 싱어송라이터 주효가 공동작업으로 만들어낸 곡이라고 한다. 사회 전반에 일어났던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곡으로 ‘분노에 찬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소중히 여기는 것/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들 수 있음을 믿는다면/There must be something’라는 가사가 작은 울림을 준다.


김창완밴드 – 노란리본

“바다가 다시 거칠어질 거라 하고 비가 뿌릴 거라는 예보를 들었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시 또 깊이를 모르는 슬픔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책, 비탄, 슬픔. 늪 같은 그곳에 시간이 지날수록 생겨나는 건 무력감뿐이었다. 무작정 펜을 들었다. 곡은 순식간에 써졌는데,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나서 취입을 못하겠더라”

김창완 밴드의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추모곡으로 세 번째 정규앨범 <용서>에 수록됐다. 그는 자신의 라디오에서 위와 같이 곡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나직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 소리, 정다운 퍼커션 가운데 무심한 듯 들리던 김창완의 목소리가 이처럼 구슬펐던가.


조동희 – 작은리본

조동진과 조동익의 동생으로 알려진, 최근에는 드라마 OST로도 알려진 조동희의 세월호 추모곡이다. 정확히 1년전 2015년 4월 16일에 발매되었던 곡이다. 1주기가 지나고 2주기가 다가오면서 잊지 않겠다고 했던 세월호를 여러가지 삶의 조건을 핑계로 잊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매년 피는 꽃처럼 돌아오지만 조금씩 흐려지는 것은 아닐까, 이 곡의 가사를 들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물원과 김광석의 곡을 쓴 것으로 유명한 김창기가 만든 멜로디는 그가 만든 다른 곡들 처럼 듣는 이에게 작은 울림을 가져다 준다.

덧붙이자면,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심의 보류’ 판정을 받아서 방송이 금지 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그러한 일들이 더욱 더 마음 속에 그날의 봄을 새겨야할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승원, 김목인, 말로, 박혜리, 사이, 요조, 오종대, 정민아, 차현, 하이 미스터 메모리 – 다시, 봄

‘기울어진 봄/변한게 없는 봄’. 세월호 1주기가 다가오기 조금 전, 꾸준히 그날에 대해서 노래하던 음악인들이 모여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였다. ‘다시,봄’. 어느것 ‘또 다시, 봄’이 왔다.  포크 뮤지션 사이가 만든 곡으로 단촐한 구성 위에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눌러 담겨져 있다.  특히 ‘기억하는 봄’이라는 소절을 곡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같이 부르며 끝나는 것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추모할 뿐만 아니라 ‘그 봄을 통해서 한국사회와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바란다’는 취지가 담겨있는 곡이다.


유희열 – 엄마의 바다 (Feat.김윤아)

삶이 지칠 때,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심장 박동을 듣고 있노라면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문제가 괜찮아질 것만 같다. 규칙적으로, 그리고 따뜻하게 나를 다독이는 엄마의 품은 가장 근원적이고 익숙한 위로. 엄마의 심장소리를 모티브로 ‘엄마의 바다’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곡이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따라 흐르는 현악의 속삭임, 파도 소리, 물결 소리. 노래는 아직 심연에 잠겨 있는 9명의 아이들을 보듬 듯 바다의 품을 내어준다.


이승환 – 가만히 있으라

최근 몇년간 세월호 참사를 포함한 사회적 사건에 가장 목소리를 활발하게 내고 있는 음악인을 꼽으라면 이승환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세월호 추모 문화제나 집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던 그는 지난해 말에 발매한 미니 앨범 3+3에 ‘가만히 있으라’라는 세월호 참사 관련 곡을 실었다. 기울어진 하늘, “가만히 있으라”고 (여러가지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말하는 어른들,  그날의 풍경을 담담히 노래하다가 중반을 지나가면서 폭발한다. 마치 더 이상 가만히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된다는 듯 모든 힘을 소진시키며 곡을 마무리한다.  2주기가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가만히 있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바람종 – 춤추는 하늘새

세월호 참사 이후 수많은 추모곡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 싱어송라이터 바람종의 곡 ‘춤추는 하늘새’는 떠나간 이를 구슬픈 노랫말로 애도하는 곡으로 세월호 참사 이전에 쓰여졌지만, 홍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모여 만든 <잊지말라0416>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다. 바람종을 비롯하여 여러 음악가들은 2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1년이 넘도록 홍대입구역 8번출구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아날로그 소년 – 다시 4월, 아픈 세월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있네/ 세월은 여전히 잠들어있네/ 모든 게 숨겨지고 가려진 채/ 일 년 전 그날에 다 갇혀있네.”

피해당사자(고 김수현군 아버지 김종대 씨), 언론(뉴스타파), 뮤지션(아날로그 소년)이 함께 만든 작품. 평범했던 아버지가 평범했던 아들을 담담히 추억해서 더 슬프다. 제목처럼 4월은 다시 왔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아픈 세월이다.


 

윤민석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수많은 세월호 추모곡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곡이다. 앞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윤민석이 쓴 곡으로 어린아이도 아는 진실인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를 노래한다. 동요풍의 쉬운 멜로디, 가사를 따라 부르고 있으면 가슴에서부터 힘이 나고 긍정적인 생각을 품게 만든다. 무겁고 날선 집회 분위기 속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 퍼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금세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세월호를 잊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을 주는 밝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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