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M] 4월, 단편선과 선원들 외 5선

뿔

단편선과 선원들 <뿔>

홍대에서 포크음악가로 활동했던 회기동 단편선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4인조 사이키델릭 포크 록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이 2016년 4월에 2집 <뿔>을 발표했다.

전작 <동물>과 비교했을 때 원숙해진 작곡과 편곡, 연주와 합, 그리고 탄탄한 안정감이 눈에 띈다.  <동물>에서 보여줬던 날 것 그대로의 느낌과 긴장감은 남아 있지만, 음악의 질감과 구성은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이는 바이올리니스트 멤버 교체, 레이블 오디오가이와의 계약 등 여러가지 시간들을 겪고 참고 견디고 나아갔기에 나온 결과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인지 <뿔>은 이전보다 확실히 듣기 편해졌고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워졌다. 김사월과 함께 한 ‘연애’, 곽푸른하늘과 함께한 ‘거인’은 그런 변화를 비추는 트랙이며, ‘발생’, ‘뿔’, ‘모든 곳에’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이전의 단편선과 선원들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익숙함과 기대감을 품게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외국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일 반갑다. 나아가 단편선과 선원들이란 밴드가 한국 음악사에 큰 궤적을 남길 것이란 기대를 품게 만든 음반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김종규)

첫 정규작과 마친가지로 단편선과 선원들만의 독보적인 색깔이 여전히 앨범 전체를 관통하였다. 멤버 교체 등 여러가지 외부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음악은 오히려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바뀐 것처럼 들린다. 짧은 말로 표현하자면 ‘여유로운 격정’이 담겨 있는듯 하였다. 이전보다 적은 힘을 들이고도 큰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을만큼 성장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김사월, 곽푸른하늘 등 다른 뮤지션들과 교류를 통해서 완성한 ‘연애’, ‘거인’은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빛깔들이 아직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회기동 단편선 시절의 곡 ‘이상한 목’으로 앨범을 마무리 지으며 앞으로의 행보를 생각하게 만든다.  적어도 이 앨범을 통해서 한국 인디 음악씬에 그들의 이름을 좀 더 깊게 새겨도 좋을 것이라는 확신은 가져다 주고 있는 것 같다. (윤주환)

단편선이 이끄는 배는 위대한 항해를 하고 있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온몸으로 관습을 거부한다. 독특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는 듣는 이들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정신나간 사람의 독백이나 포효와 닮아있는 단편선의 보컬과 끊임없이 튀어오르는 바이올린 선율은 일반적인 음악의 서사를 타파하고 일률적인 음악들 사이에서 냉수를 마찰한다. 전작인 <동물>에서 보여줬던 다듬어지지 않은 질감과 비교해 이번 앨범 <뿔>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평은 대중지향적인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기보다는 갈수록 무르익어가는 밴드의 균형감각 덕분일 것이다. 바이올린, 퍼커션, 베이스의 예사롭지 않은 조합으로 출발해서 연결과 단절, 조화와 파괴를 섞어낸 실험은 한 편의 작품으로 성공했다. 한국대중음악사에서 대체불가능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단편선과 선원들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기대한다.  (김승일)

동물적 사운드로 우리를 한 차례 충격에 빠뜨렸던 그들이 ‘사람다워’졌다. 다양한 장르를 차용하며 온몸으로 ‘아방가르드’를 표효하던 단편선과 선원들의 항해는 한층 잔잔해지고 유려해졌지만 보다 깊어지고 성숙해졌다. 흥이 넘치고 생동감이 넘치는 ‘살아 있는’ 앨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은 더 이상 충격적으로 들리기보다는 편안하고 익숙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이들이 ‘사회화’되었다기보다 어느덧 우리들이 단편선과 선원들의 음악에 ‘조련된’ 것은 아닐지. (희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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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88 <TWENTY88>

트웬티88(TWENTY88)은 미국의 인기 래퍼 빅 션(Big Sean)과 R&B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즈네이 아이코(Jhene Aiko)의 새로운 프로젝트다. 빅 션과 즈네이 아이코는 이미 “Beware”, “I Know” 등의 트랙에서 호흡을 맞춰봤던 만큼 점점 더 찰떡같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정돈된 비트 속에서도 유유히 흐르는 것 같은 두 사람의 랩과 보컬은 음악에 푹 빠지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관계에 대한 진정한 소통이 모자란 음악이 난무하는 때에 이 앨범은 시의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Music now doesn’t really cater to the feelings of a real relationship. I feel like this project is something that’s needed right now.)고 밝힌 즈네이 아이코의 말처럼 R&B에서부터 트랩, 앰비언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사랑, 추억, 섹스 등의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번 앨범은 그저 지나가는 두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앨범이 아니라, 하나의 음악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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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Hecker – Love Streams

소리 위에 소리를 입히고 칠한다. 이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 중 한명을 찾으면 그 중 한명은 Tim Hecker가 될 것이다. 그는 신작 <Love Streams>를 통해서 그러한 사운드 실험과 정서적 표현의 결합을 보여주었다. 앨범의 자켓처럼 시작점을 분간할 수 없는 소리들이 꿈을 꾸는 듯 앨범 전반을 휘젓고 있다. ‘Music of the Air’, ‘Bijie Dream’에서의 날카로움부터, ‘Castrati Stack’ 등의 곡에서 들을 수 있는 다른 사운드와 흐릿하게 달라 붙어있는 Iceland Choir Ensemble의 목소리들, 의  마지막 곡 ‘Black Phase’에서 들을 수 있는 둔탁한 드론 노이즈까지 그 영역 또한 폭넓다. 이러한 재료들 아래 곡과 곡의 사이가 분절되지 않고 미처 나누어지지 못한 하나의 유기적인 원형질처럼 구성되어 있다. 소리로 꿈을 꾸고 싶다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앨범이 그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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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지 – Folksongs

재즈 피아니스트 이선지의 5번째 앨범이자 첫 라이브 듀오앨범이다. 함께한 베이시스트에는 장진주가 참여했다. 아이리버가 운영하는 한남동의 스트라디움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실황을 녹음한 음반으로 깨끗하고 유려한 울림이 돋보인다. <Folksongs>이란 타이틀답게 우리에게 정겨운 ‘아리랑’, ‘엄마야 누나야’, ‘섬집아기’, ‘오빠는 풍각쟁이야’ 같은 곡을 현대적인 감각과 풍부한 멜로디로 표현해냈다. 아직 피지컬 앨범으로는 제작이 안되었다고 하는데 소량이라도 나와줬으면 싶다. 앞으로도 이런 재즈 라이브를 담아내는 시도들이 국내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그리고 잔인한 4월에 늦게나마 이런 따스한 위로가 되는 음반이 나와줘서 너무 고맙다. (김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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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3 – <Junk>

앨범이 발매되기 전 선공개한 “Do it, Try it”은 사실 안토니 곤잘렉스에 대한 적잖은 의구심을 품게 했다.  일단 지금까지와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사운드였고 전작 <Hurry Up, We’re Dreaming>가 워낙 명반이었던지라(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최고의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지나치게 큰 탓이었으리라. 미래적 사운드를 지향하던 M83이 이번에는 과거로 회귀해 모험을 시도했다. 강렬한 비트와 현란한 신스 사운드를 바탕으로 7~80년대의 미디어 풍경을 재현한 것. 이 레트로 뮤직은 어쩌면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할지도 모르지만 곤잘레스 자신의 유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아주 개인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바이의 기타 솔로가 돋보이는 2번 트랙 “Go!”,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가 중독적인 3번 트랙 “Walkway Blues”은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을 관통하는 추천 트랙이지만 전반적으로 앨범의 구성이 타이트하지 못하고 단조롭다는 점은 아쉽다. (희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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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sn – SEPT 5TH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지난 해 싱글 4곡을 발표했던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dvsn의 정규앨범이다. dvsn이 누군지는 많은 음악커뮤니티와 미디어 사이에서 식지 않은 떡밥 중에 하나이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런 식지 않은 관심이야말로 앨범이 꽤나 괜찮다는 걸 반증하지 않나 싶다. 지난 ‘이 달의 M’이나 개인적으로 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난 기본적으로 힙합을 다른 장르에 비해 많이 듣지 않고, 따라서 조예가 깊은 편이 아니다. 그런 막귀의 귀에 쏙 들어올만큼 괜찮은 곡들로 꽉꽉 채워졌다. 미니멀한 사운드와 담백한 보컬이 조합을 이루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공간을 꽉 채웠다는 기분이 드는지 신기하다. (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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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청춘들이 만드는 음악 웹진입니다. 국내외 불문, 장르 불문 가슴이 이끌리는 사운드라면 무엇이든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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