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하나 빠진 구성'하면 이 밴드가 떠오른다

‘뭔가 하나 빠진 구성’하면 이 밴드가 떠오른다

희진킴이 쓴 Today’s M을 보고 떠오른 밴드가 있다.

제목만 보고 Keane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아니다.

기타 없이 키보드-베이스-드럼으로 이루어진 ‘몽구스’다.

몽구스를 1순위로 올린 것도 뜻밖인데, 조금 더 이상한 이야기를 하자면, 몽구스 노래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꼽은건 아니다(혹시나 몽구스 멤버가 보고 있다면 사과드린다.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는다’지 ‘싫어한다’가 아니다).

2003년으로 기억한다. 한창 열심히 보던 잡지 PAPER에 몽구스 인터뷰가 실렸다. ‘기타가 없는 밴드’라는 대목이 혹하고, 재기발랄한 인터뷰에 한 번 더 혹했다. 노래를 듣고싶었는데, 아뿔싸. 동네 레코드점에는 앨범이 안들어왔고, 한창 유행하던 P2P사이트나 mp3 불법공유 사이트에도 인디밴드 노래는 없었다.

입시 스트레스가 절정이던 여름, 과감하게 탈출을 감행했다. 밤기차 타고 서울로 와서 홍대 레코드점을 헤집었다. 우습게도 그 때 어떤 앨범을 샀었는지 기억 안난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조금 인지도 있는 밴드(=들어본 밴드)보다 유니크한 걸 찾는답시고 골랐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는지 다음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매타작 대신 박카스 주며 ‘조금만 고생하면 된다’ 류의 위로를 하고 돌려보냈다(돈을 하도 많이 써서 울적했다).

돌아보니 그 이틀이 시작이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좀 더 많은 노래를 들었고, 집에서 나뒹굴던 기타를 손에 쥐었다. TV에 나오는 대중가요만큼이나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든 가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흘러흘러 이런 공간에 글을 쓰게 되기까지, 몽구스가 끼친 영향이 작지 않구나.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결국 몽구스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는 건 그 때문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