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릭 모디아노와 겨울연가

올해 노벨문학상이 현대 프랑스 거장 중 한 명인 파트릭 모디아노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보고 처음 생각난 건 드라마 <겨울연가>였다. 출처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 ‘모디아노의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드라마 <겨울연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는 말이 뇌리에 깊숙이 박혔기 때문이다. 윤석호 감독도 전혀 언급한 적 없는 사실을 누가 어떻게 알아냈는 지 놀랍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퇴역 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그린 소설로, 흥신소의 퇴역 탐정인 작중 화자는 조악한 단서 몇 가지에 의지해 마치 다른 인물의 뒤를 밟듯 낯선 자신의 과거를 추적한다. 작가는 단순히 소멸된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서 ‘기억 상실’로 상징되는 프랑스의 비극적 현대사의 한 단면을, 나아가 인간 존재의 ‘소멸된 자아 찾기’라는 보편적인 주제의식을 명징하게 그려내고 있다. 

‘잃어버린 과거의 자신을 찾는다’라는 대목에서 언뜻 겹치기도 하지만, <겨울연가>보다는 <메멘토>에 더 가깝지 않은가 싶다(작품 자체는 메멘토와도 거리가 멀다).

<가을동화>는 내 취향과 정확히 대비되는 드라마다. 빠질 수 없는 출생의 비밀, 우연이 하도 겹쳐서 개연성 있는 순간이 오히려 어색한 전개, 딱 한국 멜로드라마스러운 연기까지. 건질 게 있다면 아직까지도 싸늘한 겨울밤마다 생각나는 주제가 정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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