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솔 – 베개와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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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모를 느슨함, 한마디로 딱 잘라 요약하기 어려운 가사. 파라솔의 음악이 그것을 처음 듣는 사람 주는 느낌은 이처럼  묘하다. 매우 정교한 연주처럼 들리지도 않고, 복잡한 프레이즈나 어려운 단어를 포함한 가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지난해 발매되어 주목 받았던 그들의 정규 앨범을 주목해서 듣는다면 알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목소리와 기타 톤이다. 가사를 전달하는 목소리는 다소 여리면서도 불안한듯 하지만 끝까지 또박또박 내용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들의 곡에 일관되게 입혀지는 기타 톤은 마치 거친 입자를 공기 중에 흩뿌리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지난 5월에 발매된 파라솔의 새 싱글 ‘베개와 천장’은 그러한 그들 고유의 요소를 간직하면서도, 내용이나 형식 측면에서 앞으로의 결과물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좋은 곡이다.  인간이 겪는 여러 가지 삶의 과정에서 짧은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하기 힘든 많은 일들과 감정들이 존재하고 이를 표현하기 가장 좋은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파라솔이 쓰는 가사는 이러한 부분들을 파고 든다. 누군가 언젠가 느낄 수 있지만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것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청자 앞에 드러내는 것이다.  베개와 천장사이에 떠있는 자의 불안과 고독. 베개와 천장 사이는 누구나 매일 접하고 많은 감정을 느끼는 공간이지만 쉽게 표현하기는 힘든 공간이다. 파라솔은 이 곳을 그들만의 언어로 풀어 낸 것이다.  그러면서도  ‘베개와 천장’은 이전보다 멜로디나 가사의 기승전결이 뚜렷해져서 이전에 그들의 음악에서 종종 느껴지던 ‘낯설음’이 조금 덜해졌다.

‘베개와 천장’은 앞으로 파라솔이라는 뮤지션이 삶의 여러가지 빈틈들에 그들만의 독창적인 정서와 음악적인 색깔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곡이다.

윤주환

소리와 영상을 사랑하는, 말보다 글이 더 익숙한, 작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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