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끼 충만한 영화 “프랭크” 속 이야기

영화 <비긴 어게인>을 보고 얼마 뒤인 9월 25일, 함께 대담을 나눴던 최소녀와 같이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영화 <프랭크 Frank>를 관람했다. 흥미진진했던 <프랭크>의 예고편이 구미를 당겼고 선댄스 영화제와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하니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영화는 좋았다. 영화가 끝나고 최소녀와 같이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밤새 나눴다. 근데 바빠서 미루다보니 결국 글을 못 썼고, 불행히도 지금은 그때 대화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히 <프랭크>에서 나왔던 공연 장면과 음악들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는 것을 위안 삼아야 할까나.

간략한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유명 뮤지션이 되고 싶으나 의욕에 비해 이름부터 평범남인 존은 우연히 밴드 ‘소론프르프브스(Soronprfbs)’에 들어간다. 하루종일 얼굴에 탈을 쓰고 다니는 괴짜이면서 작곡과 작사에 보컬까지 맡은 천재인 프랭크와 그의 옆에 찰싹 붙어서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클라라, 프랑스어로만 말하는 기타리스트 바라크, 자기 하고 싶은 말 말고는 말을 안 하는 드러머 나나, 그리고 뭔가 위험해보이는 매니저겸 프로듀서인 돈. 딱 봐도 존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다. 하여간 그런 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론프르프브스’의 음악은 정말로 유니크했다. 과연 이 밴드는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 것인가.

영화 ‘프랭크’ 갈무리

등장인물 프랭크를 연기한 마이클 패스밴더가 거대한 탈을 쓰고 나와서 ‘본격 미모 낭비 영화’라는 평을 받는 이 영화는 그럼에도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는 마스터 클래스 경지에 올랐다”, “완전히 미쳤다, 하지만 찬란하게 빛난다” 등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안타깝게도 상영관이 많지 않았고 코미디 영화이지만 서양 개그 코드가 잔뜩 들어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듯, 비록 관객 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어쨌거나 <프랭크>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아할만한 요소가 한가득인데다 영상미나 음악이 아주 빼어나니 한번 이상은 꼭 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프랭크>의 영화 카피에는 “우리 존재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가면을 씀으로써 스스로 벽을 만들고도 세상 밖에 호기심을 갖는 프랭크, 편견과 허세를 버리지 못하는 존의 모습은 참으로 대칭적이면서도 묘하게 닮았다. <프랭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 자체보다 ‘뮤지션’이란 한 개인의 존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존과 프랭크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좀 더 돌아보고 인정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남에게도 똑같이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도 남의 재능에 대해서도 모두 마찬가지다. 예상보다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프랭크>의 음악은 아주 적절히 사용된 양념이었다. 다른 양념은 전혀 필요가 없을 정도로.

프랭크와 존이 몸담는 밴드 ‘소론프르프브스’는 60-80년대에 흥했던 프로그래시브적인 아방가르드 락 음악을 선보인다. 음악을 듣자마자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연상이 됐는데, 그쪽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즐겁게 볼 수 있으리라.

가장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I Love You All’은 영화 <프랭크>가 말하고 싶은 바를 전부 말해주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프랭크, 그 프랭크를 끝까지 기다려 준 우스꽝스럽지만 사랑스런 밴드, 그리고 그 밴드가 연주하기 안성맞춤인 더럽고 허름한 바… 프랭크는 그 모든 것들을 향해 “I Love You All”을 노래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사랑해, 그러니 이제는 그냥 우리끼리서 사랑하며 연주하고 살게 좀 냅둬.

프랭크란 배역 이름 때문인지 마이클 패스밴더의 목소리가 중후한 프랭크 시나트라처럼 들렸다. 본격 프랭크 스타일 ‘My Way’. 이어 곧바로 엔딩 크래딧이 흘러 나온다.

Frank – I Love You All

 

El Madrid, it’s nice to see you

It’s really nice to be here

I love you all

 Spill your fat lips, poked out, cowpoke

sequined, mountain ladies

I love you all

 Put your arms around me

Fiddly digits, itchy britches

I love you all

I love you all (3x)

Washroom, smell, they could be cleaner

Stench of cigarettes, hysteria

I love you all

 I love you all (3x)

(breakdown)

I love you all (Fassbender)

I love you all (3x)

I love you all

I love you I(all) love you all

I love you all

I love you I(all) love you all

I love you all

I love you I(all) love you all

I love you all

(출처) http://www.songlyrics.com

©Jonathan Beeston

 

프랭크의 캐릭터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코미디언인 크리스 시비(Chris Sievey, 1955 – 2010)의 페르소나 캐릭터인 프랭크 사이드보텀(Frank Sidebottom)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SORONPRFBS “I Love You All” live in New York City

 

영화 프랭크의 출연진들이 직접 ‘I Love You All’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영상이다. 출연진들 중에 실제 밴드를 하는 멤버도 있다고. 멤버들은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 몇 개월 동안 실제 뮤지션들에게 자문을 받으며 연습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 같은데 음질은 별로지만 현장감이 살아있다. 프랭크가 빙의된 듯한 마이클 패스밴더의 똘끼 충만(?) 무대 매너는 덤.

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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