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 대통령의 애창곡② (전두환~박근혜)

대선특집 – 대통령의 애창곡② (전두환~박근혜)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뽑혔다. 인물로는 열한 명째다. M에서는 대선 특집으로 역대 대통령들의 음악 관련 정책 분석!!!…을 하려고 했으나 능력이 부족해서 뒤로 미루도록 하고, 우선 가볍게 시작하려고 한다. 대통령 당선자를 포함해 역대 대통령 열한 명은 어떤 노래를 즐겨 불렀을까? 그들의 애창곡을 정리해봤다. 2회에서는 전두환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까지까지 7명의 애창곡을 모았다.

1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전두환(11~12대)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가나 군대를 배경으로 한 노래를 좋아했다. <38선의 봄>, <향기 품은 군사우편>이 그의 애창곡이었다. 대중가요 중에서는 <방랑시인 김삿갓>을 즐겨 불렀다.

<38선의 봄>은 1959년 박춘석 선생이 작곡한 곡을 당시 22살이었던 최갑석 선생이 불렀다. 40여 년 간 3000곡 가까이 작곡해 ‘한국 가요계의 모차르트’로 평가받는 박 선생의 초기 히트작이다.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병사의 독백을 담은 가사 덕분에 많은 인기를 얻은 노래다.

1954년 유춘산 선생이 부른 <향기 품은 군사우편>도 당시 군인들에게 사랑받은 노래다. 편지로만 소식을 전해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이 묻어나는 가사가 일품이다. 유춘산 선생이 부른 버전은 구할 수 없어서 다른 영상으로 대체한다.

<방랑시인 김삿갓>은 1957년 개봉한 영화 <김삿갓>(감독 이만흥)의 주제가로 금문응 선생이 작사, 전오승 선생이 작곡했고 명국환 선생이 노래를 불렀다. 영화와 함께 크게 히트해서 당시 서울에서만 45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70년대 금지곡으로 묶였는데, <이사타로오스키요>라는 일본곡을 표절했다는 게 근거라고 동아일보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노래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진위여부는 확실치 않다.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트로트 <애수의 소야곡> 또한 그가 좋아한 노래다. 타고난 미성을 바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고복수 선생 등 이전 세대 인기가수를 밀어내고 ‘가요 황제’로 등극한 남인수의 첫 번째 히트곡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인수는 친일가요를 취입하여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 당시 사랑받은 노래로는 드물게 식민지의 설움이나 아픔보다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노래로 꼽힌다.

노태우(13대)

지금까지 다룬 전 대통령과 달리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단한 음악애호가다. 그냥 음악을 좋아한 수준을 넘어 9사단(백마부대) 사단가를 직접 작사 작곡했을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좋아하는 노래가 꽤 많았다는데;; 대표적인 그의 애창곡 두 곡만 정해보자면 <베사메 무초>와 <아침이슬>이 있다.

‘대통령 애창곡’ 중 유일한 외국곡일 <베사메 무초>(Besame Mucho ; kiss me much) 멕시코 출신 여류 작곡가 콘수엘로 베라스케스가 1941년 만든 노래다. 워낙 히트한 노래로 수없이 카피되었는데, 1943년 인디 러셀이 부른 버전이 초기 히트작이고, 만토바니 악단이나 트리오 로스 판초스 등이 부른 버전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인 선생이 번안해 불렀는데, 당시 주한 미국 대사 이름이 ‘존 무초’여서 ‘무초’가 사람이름 인 줄 알고 ‘베사메 무초’라는 아가씨에게 바치는 노래로 둔갑했다.

유투브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버전은 1943년 브라질 가수 프란시스코 알베스가 포르투갈어로 부른 버전이다. 여담으로 이에 얽힌 일화가 있다. 1991년 노 전 대통령은 멕시코를 공식 방문 했는데, 그가 <베사메 무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멕시코 정부가 환영행사에서 이 노래를 연주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즉석에서 마리아 데 루르데스(멕시코 전통음악 란초가수)와 함께 노래 몇 소절을 불러서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아침이슬>도 그가 즐겨부른 노래라고 한다. 1970년에 발표되어 크게 사랑받고 이듬해 건전가요로 선정되기도 한 노래가 1975년 금지곡으로 묶이고 거리에서 불리게 될 줄은 노래를 만든 김민기도, 부른 양희은도 몰랐으리라. 본인이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어쨋든 <아침이슬>은 6공화국 들어 해금되었다.

김영삼(14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음치라고 고백한 만큼, 노래 부르기를 굉장히 꺼렸다. 가끔 그가 부른 노래는 <아침이슬>과 <선구자>, <매기의 추억>정도라고 한다. 반면 노래 듣는건 좋아해서 양희은과 이미자, 패티김의 노래를 좋아했다.

1933년 조두남 선생이 만들고 윤해영 선생이 노랫말을 붙인 가곡 <선구자>는 김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사랑하는 가곡 중 하나다. ‘선구자’로 대변되는 강인한 의지와 개척정신을 표현한 두도막 노래다. 조두남 선생은 21살 망명청년이었을 때 만주 모란강에서 윤해영 선생이 지은 시에 곡을 부쳤다고 밝힌 바 있다.

<매기의 추억>은 미국을 대표하는 미국 민요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ie>이 원곡이다. 캐나다 출신 철학박사 조지 W.존슨이 부인 매기 클라크를 잃은 슬픔을 시로 지어 시집에 실었는데, 이를 본 작곡가 제임스 A.버터필드가 음을 붙여 1866년 발표해 크게 히트했다. 이 후 버터필드는 시카고에서 지휘자 겸 지휘자로 명성을 얻었으나 정작 전해지는 곡은 이 노래 뿐이다. 존슨은 토론토 대학 교수단 멤버로 일생을 마쳤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치호가 노랫말을 붙인 버전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로 시작하는 우리말 가사는, 원곡과 조금 차이가 있으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기의 추억>은 일제강점기 시절 미국에서 활동했던 한인들을 시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래 영상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말띠 신부>에서 원로배후 남석훈씨가 부른 버전이다.

김대중(15대)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노래부르기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의 애창곡으로는 <목포의 눈물>,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 정도가 꼽힌다.

전남 신안 출신인 김 전 대통령은 <목포의 눈물>을 고향노래처럼 여겼을 것 같다. 193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향토가요가사로 당선된 노랫말에 손목인 선생이 곡을 붙여 이난영 여사가 부른 이 노래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로 시작하는 2절 가사가 문제가 되어 일제강점기 말엽에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목포 출신인 이 여사는 김해송-남인수와의 로맨스와 자녀(김씨스터스)도 가수로 키웠고, 남편 김해송이 납북된 후 KPK악단을 운영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리운 금강산>은 1962년 한국전쟁 12주년을 기념해 문공부 청탁을 받아 한상억 선생이 노랫말을, 최영섭 선생이 곡을 만든 노래다.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에 이은 화해무드와 함께 전파를 자주 타면서 국민가곡이 되었다. 19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예술단 교환 공연 당시 적십자 예술공연단이 평양에서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 후 ‘더럽힌 지 몇 해’, ‘우리 다 맺힌 원한’ 같은 가사들이 문제가 되어 북한에서는 금지곡이 되었다. 지금은 가사를 ‘못 가본 지 몇 해’, ‘우리 다 맺힌 슬픔’ 등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노무현(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더불어 노래부르기를 즐긴 대통령이다. 민중가요를 좋아했고, 7080 대중가요에 통달했다고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노래가 워낙 많은데 민중가요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과 <어머니>를, 대중가요 중에서는 <상록수>, <부산 갈매기> 등을 즐겨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12월에 김종률씨가 백기완 시인의 <묏비나리>에서 가사를 붙여 만든 노래다. 민중가요 중 최대의 히트곡으로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히트했다고 한다.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한 윤상원 열사를 기린 곡으로 1979년 겨울 노동현장에서 숨진 박기순과의 영혼 결혼식을 내용으로 한다. 5공화국 시절에는 반정권 노래로 간주되어 금지곡이었다가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풀렸다.

<상록수>는 김민기가 작곡한 히트곡 중 하나다. <아침이슬>과 마찬가지로 금지곡이었던 이 노래는, 그가 인천에 있는 봉제공장에 잠시 취업했을 때 뒤늦게 합동 결혼식을 올린 동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유명했던 이 노래는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 공을 쳐내는 장면으로 유명한 정부 수립 50주년 기념 TV캠페인 광고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되면서 국민가요로 자리잡았다.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기타를 치며 이 노래를 부른 홍보CF도 유명하다.

<부산갈매기>는 1982년 나와 큰 인기를 얻은 노래다. 많은 사람이 조용필이 불렀다고 알고 있으나, 실제 노래를 부른 가수는 문성재다. 정작 그는 주로 대전에서 활동하고 부산은 2년 정도 생활했다고 한다. 노래부른 이와 달리 작사 작곡가 김중순 씨는 <십오야>, <잃어버린 정> 등을 히트시킨 유명 음악인이다. 문성재는 이 노래로 KBS가요대상 10대가수로 선정되었으나 이듬해 큰 교통사고를 겪은 뒤 가수활동을 접고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갔다. 부산을 상징하는 노래로,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KT가 응원가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명박(17대)

곧 퇴임할 이명박 대통령은 클래식 매니아로 알려져있다. 일반가요는 그리 좋아하진 않다고 하는데, 그가 자주 부르는 노래로는 <만남>과 <사랑이여>, <이거야 정말>이 있다.

<만남>은 제 2회 문화방송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받고 데뷔한 노사연의 2집 앨범 타이틀곡이다. 이 노래로 그는 골든디스크 본상, 방송대상, 10대 가수가요제 최고인기상 등 주요상을 휩쓸었다. 탈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히기도 했으며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로 시작하는 가사 때문에 정재계 인사들도 자주 부르는 노래다.

<사랑이여>는 유시형, 유의형 형제가 만든 듀엣 유심초의 1집 ‘나는 홀로 있어도’에 수록된 곡이다. 유심초는 이 노래로 10대가수 가요제 남자신인가수상, KBS방송음악대상 중창단상을 받는 등 8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누렸다. 85년 해체했으나 2000년대 들어 재결합해, 지금도 간혹 무대에 서고 있다.

<이거야 정말>은 윤복희-윤향기 남매의 수많은 히트곡 중 하나다. 다른 노래와 마찬가지로 윤향기가 노래를 만들고 윤복희가 불렀다. 남진과 윤복희의 약혼 파혼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사이가 다소 멀어졌을 때는 윤향기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에 있을 때 고 정주영 당시 현대 회장과 술만 마시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회고하곤 했다.

박근혜(18대 내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후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치권에 복귀한 뒤 그가 애창곡으로 꼽은 노래는 뜻밖에도 최근 노래인 <천생연분>과 <빙고>다. 믿기 힘들겠지만 각종 행사에서 직접 불렀다는 기록도 여럿 있다. 단 역대 대통령 상당수가 그렇듯이 노래부르기를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천생연분>은 솔리드 3집 ‘light camera action’에 수록된 노래다. 정작 타이틀곡보다 이 노래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어서 지금도 솔리드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빙고>는 혼성 트리오 거북이가 2004년 발매한 3집 타이틀곡이다. 이 노래는 당시로서도 드물게 이듬 해 여름까지 꾸준히 차트에 올라와 있을만큼 인기를 끌었다. 박 당선자가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차트에 올라오는데, 최근에도 다시 한 번 온라인차트에 올라왔다. 리더 박성훈(터틀맨)은 이 노래로 활동하다가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2008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