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토이로 "Da Capo"

7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토이로 “Da Capo”

토이 – Da Capo (2014)

토이 7집이 발매되었던 18일 광화문 교보 핫트랙스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있었다. 오픈 시간인 9시 반이 되자마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유희열의 친필사인이 들어간 토이 7집을 사려고 줄을 서는 모습이었다. 신보를 사려고 줄을 서는 아이돌 그룹 팬들의 모습은 봤어도 2030세대들(토이 팬들을 이런 단어로 정의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이고 고루한 표현일지 모르겠다)의 그런 광경은 2000년대 들어 처음 봤다. “7년과 맞바꾼 고민, 집착, 기다림. 그리고 다시 찾는 음악의 이유와 가치. TOY, 일곱 번째 앨범 ‘Da Capo’” 라는 음반 소개 문구는 정작 토이 유희열 보다 팬들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

 앨범 타이틀 <Da Capo>란 의미 그대로 이번 7집은 토이의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이라면 좋아했던 익숙한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 <Da Capo>를 처음 들었을 때 한창 토이 음악을 들었을 적의 향수가 느껴져서 반가웠고 그래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체적으로 5집 <Fermata>와 6집 <Thank You>에서 보여줬던 팝적인 사운드에 일렉트로닉과 재즈적인 스타일을 섞은 ‘토이 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느낌이다. 한편으론 <Da Capo>를 듣는 동안 음악적으로 몇 걸음 더 나아갈 법하다가도 그냥 그 자리에서 멈춘 듯한 아쉬운 면이 보이는데, 그마저도 역시 토이음악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이음악은 마치 대중가요 종합선물 세트 같은 것이지 애초부터 그런 음악적인 진보나 성취를 바라는 음악 같은 게 아니니까. 아무튼 2014년도 시점에서 <Da Capo>는 이전의 그 어떤 토이음악보다도 그 어떤 다른 아티스트의 음반보다도 훨씬 더 폭 넓게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익숙한 설렘이 느껴지는 인트로 ‘아무도 모른다’ 후 이적이 부른 ‘Reset’은 ‘뜨거운 안녕’이 떠오르면서 새로 시작하는 7집의 분위기를 띄운다.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부른 ‘Goodbye sun, Goodbye moon’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오늘 서울 하늘은 하루종일 맑음’의 밝은 부분만 골고루 섞은 듯한 희망찬 멜로디와 보컬이 돋보이는 겨울시즌 곡이며, 성시경이 부른 ‘세 사람’은 ‘좋은 사람’ 류의 토이식 발라드의 연장 라인으로 여전히 풋풋한 가사와 성숙해진 성시경의 목소리 덕분인지 과연 이번 토이 음반의 타이틀 곡답다. 곧바로 김동률이 부른 토이식 김동률 곡 해석인 ‘너의 바다에 머무네’가 이어지더니 중반부터는 Crush와 빈지노, 다이나믹듀오, Zion.T가 참여해 ‘U & I’와 ‘인생은 아름다워’로 분위기를 살짝 낯설게 하면서도 흥겹게 전환시키더니 뒤에는 연주곡 ‘피아노’가 흐르면서 토이의 후반부가 조심스럽게 열린다. 이전과 다르게 이번 음반은 여성 보컬리스트의 참여가 두드러지는데 김예림이 부른 ‘피아니시모’,  권진아가 부른 ‘그녀가 말했다’, 선우정아가 부른 ‘언제나 타인’까지 토이만의 여성 발라드를 순차적으로 인상적이게 열거해놓았다. 유희열이 부른 12번 트랙 ‘우리’는 유희열이 팬들에게 보내는 귀한 발라드 선물처럼 들린다(가창력이 놀랍도록 좋아져서 그런가). 마지막 곡 ‘취한 밤’은 얼마 전 고인이 된 신해철을 위해 쓴 곡이자 한 시대를 음악과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유희열식 헌사 같다.

위키백과에 보면 음악(音樂, music)은 소리를 재료로 하는 시간예술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대중음악으로 시작했으나 그 동안 토이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 사이에 쌓인 경험과 추억을 돌아봤을 때, 이제는 토이의 음악을 하나의 ‘음악’ 자체로 표현해도 될 법하다. 음악은 누군가가 있어야 비로소 음악이 되는 법이다. 한때 토이의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 지금껏 기다린 7년. 그것은 세상이 바뀌고 누군가가 잊혀지는 시간이다. 기다림과 고민, 집착, 설레임, 행복 등 그 모든 것이 지나고 다시 토이는 <Da Capo>로 돌아왔다. 참 대단한 세월의, 음악의 힘이다.

사족이지만 유희열은 신해철에 이어 대중가요와 인디씬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인물이 된 것 같다. FM음악도시의 시장을 그대로 이어 받은 것처럼.

토이 (Toy) – 세 사람 (With 성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