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비트’에도 강렬한 감동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올해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지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렸다. 행사 기간 중 자라섬을 찾은 관객 수는 주최 측 추산 25만 명(일 평균 8만 3천 명) 이상을 기록했다. 3일과 4일 입장권은 조기 매진되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렸다. 개천절인 금요일에서 주말 일요일까지 이어진 연휴 기간, 국내 캠핑/아웃도어 문화가 급속히 퍼지는 추세와 맞물렸는지 올해의 자라섬은 완전히 가을 나들이 코스로 정착돼 보였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페스티벌로는 이례적으로 11년 동안 누적 관객 144만 명에 달하는 명실공히 중요한 한국의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글은 유서 깊은 재즈 매거진인 다운비트(Downbeat)에 소개된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의 관한 기사를 번역한 것이다. 기사를 작성한 조셉 우드워드(Josef Woodard)는 타임지, 엔터테인먼트, 롤링스톤스, 다운비트, 재즈타임스 등 여러 음악관련 매체에 기고하면서 뮤지션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역 및 지나친 의역이 있더라도 양해바란다.

-기사 번역 중에 첨삭한 부분은 ***표기를 했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 그레구아르 마레(왼쪽)와 얀 룬드그렌(오른쪽) (사진 출처: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한국의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아시아 재즈 축제 현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가평 시내와 인접한 자라섬에는 캠핑 시설을 비롯해 수천명 이상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올해 11번째를 맞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10월 3일에서 5일에 걸쳐 강렬하면서도 균형 잡힌 인상을 남겼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해외에서는 JJ로 잘 알려진 인재진 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 대표가 총감독했다. 사흘간 즐거움과 예술적 요소가 조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페스티벌은 ‘국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미국과 유럽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온 뮤지션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특히 탁월한 재능을 지닌 국내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페스티벌은 3일 중 이틀의 티켓이 매진되기도 했다. 관객들은 넓은 잔디밭에 앉아 밤낮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마세오 파커(Maceo Parker)의 공연에서 청중들은 마치 팝파티(pop-party)에 온 것처럼 열광적으로 음악을 즐겼고, 옐로우자켓(Yellowjackets)은 화려한 그루브를 선사했으며, 자라섬의 마지막을 장식한 퓨전기타리스트 히어로 앨런 홀스워스(Allan Holdsworth)는 최고의 연주를 들려줬다. 스웨덴 피아니스트 얀 룬드그렌(Jan Lundgren)의 트리오와 게스트로 참여한 하모니카 연주자 그레구아르 마레(Grégoire Maret), 폴란드 트럼페터 마치에이 포르투나(Maciej Fortuna) 트리오의 미묘하고도 인상적인 공연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날, 지적이면서 맹렬한 솔로 피아노를 들려준 베테랑 독일 피아니스트 요아힘 쿤(Joachim Kühn)은 열광하는 관중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의 열정에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이 늙은이를 행복하게 해주는군요.” (***기사 중 오류. 요아힘 쿤은 페스티벌 둘째 날인 4일에 세 번째 무대에 섰다)

올해의 스포트라이트는 노르웨이에

올해는 노르웨이 재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해마다 다른 국가를 선정하여 집중 소개하는 자라섬 재즈페의 국가별 포커스 프로젝트). 피아니스트 토드 구스타브센(Tord Gustavsen)과 그의 쿼텟은 멜랑콜리한 선율과 서정적인 표현으로 무장했다. 노르웨이의 노련한 연주자인 피아니스트 케틸 비외른스타드(Ketil Bjørnstad)와 기타리스트 테르예 립달(Terje Rypdal)은 듀오로서 절제된 연주의 끝을 보여줬다. 후반부에는 노래하는 듯 아름다운 연주를 선보였는데 그들의 음악을 정신없이 듣다보니 내 정신마저 저 멀리 어딘가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노르웨이 아티스트 아릴드 안데르센(Arild Andersen)은 트리오로서 선동적인 색소폰 연주자 토미 스미스(Tommy Smith), 드러머 파올로 비나치아(Paolo Vinaccia)와 함께 다채로운 음색을 들려줬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뛰어난 트럼페터인 마티아스 아익(Mathias Eick)은 2개의 드럼, 베이스, 키보드로 구성된 퀸텟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밴드는 심미적인 이미지와 친숙함을 절묘하게 결합해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아익의 구상은 자신감으로 넘쳤고 다각적이었다. 그의 두려움을 잊은 듯한 진취적인 음악적 주제가 리듬을 타고 그림자처럼 주변을 깊이 스며들었다. 이는 노르웨이의 유명한 트럼페터 닐스 페터 몰배르(Nils Petter Molvaer)의 짙은 흔적을 느끼게 했다.

재즈 아일랜드의 광활한 하늘에 아익의 깊고 장엄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그의 주도 아래 밴드는 리드미컬한 특징이 두드러진 장송곡 형태의 “Oslo”와 낮고 깊이 가라앉는 추진력이 매력인 “Ravensburg”로 무대를 끝마쳤다. 관중들은 크게 앵콜을 외쳤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더욱 진중하게 음악적인 영감을 쫓아가겠다는 아익의 진심어린 연주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이다.

 ▲Mathias Eick Quintet – Oslo

찰리 정 밴드 등 한국 아티스트에 주목

한국 아티스트 중에서 찰리 정 밴드는 ‘포스트 스티브 레이 본(post-Stevie Ray Vaughan)’가 연상될 정도로 유창하고 뜨거운 블루스 록을 들려 줬다. 오재철 라지 앙상블은 팽팽하게 긴장된 빅 밴드 사운드를 내뿜었다.

추가적으로 한국음악에 대한 조사는 아래의 글에서 하기로 한다. 자라섬 페스티벌 이후, 나는 KAMS(Korea Arts Management Service)가 제공하는 한국 음악의 현재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페스티벌의 감독, 진행자, 기자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은 며칠 동안 명원민속관과 정법사에서 샤머니즘적인 음악과 전통 의례에 주목했다.

이후 우리는 오후 활동의 일환으로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클럽 잭비님블(Jack B Nimble)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한국 전통음악과 재즈, 즉흥적인 포스트록을 접목한 바람직한 시도를 목격할 수 있었다. 충동적인 포스트 프리 재즈를 연주하는 트럼페터 배선용, 색소폰 연주자 김재석과 소리꾼 김율희는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특별한 듀엣이었다. 고대의 음색과 즉흥 기술이 절묘하게 뒤섞인 듯해서 정말 멋졌다. 마치 산사의 아침과도 같은 샤머니즘적인 음악이었다.

—Josef Wood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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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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