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듯 어딘가 프레쉬한 그녀 ‘코트니 바넷’

 

Courtney Barnett – The Double EP: A Sea of Split Peas (2013)

얼마 전 지인의 추천으로 들어본 코트니 바넷(Courtney Barnett)은 오랜만에 들어본 신선한 음악이었다. 얼핏 들어보면 익숙한 사운드와 목소리인데 어딘가 모르게 남 다른 감성이 느껴졌다. 정리하자면 밥 딜런(Bob Dylan)을 연상케 하는 창법과 너바나(Nirvana)같은 90년대 락 음악에 영향을 받은 듯한 그런지(Grunge)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이한 것은 시트콤에서나 나올 법한 웃픈(웃기고 슬프다는 요즘말) 가사를 무표정한 얼굴로 마치 나레이션 읊듯이 중얼거리는 이 여성 보컬리스트에게서 친숙함과 동시에 신선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코트니 바넷’이란 이름만 보면 상당히 흔한 팝음악을 하는 여자가수일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외모와 스타일이 장발을 기른 장난끼 많은 10대 소년처럼 생겼다. 중성적인 매력이란 표현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코트니 바넷은 호주 멜번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다. 2010년부터 밴드활동을 시작한 코트니는 2012년에 자신의 레이블인 밀크 레코즈(Milk! Records)를 설립하고 첫 번째 EP인 <I’ve Got a Friend Called Emily Ferris>를 내고 좋은 반응을 얻는다. 2013년에 두 번째 EP인 <How to Carve a Carrot into a Rose>에 실린 곡 “Avant Gardener”는 ‘백수라서 며칠 동안 아무 일도 안 하다가 정원의 풀이 너무 자란 걸 보고 간만에 손질 좀 하려고 몸을 움직였는데 40도가 넘는 호주 폭염 때문에 과민성 천식 증상으로 호흡 곤란이 와서 앰블런스에 실려간다’는 안습(…)한 스토리텔링을 담아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현 젊은 세대들의 단면을 해학적이면서 익살맞게 표현한 이 곡은 2013년에 피치포크가 꼽은 ‘BEST NEW TRACK’에 선정되었다. 이후 코트니는 자신의 두 EP를 합쳐서 <The Double EP: A Sea of Split Peas>를 낸다. 이 음반은 스테레오검으로부터 이주의 음반, 수록곡 “History Eraser”는 호주의 음악시상식 APRA에서 올해의 음악에 노미네이트되었다. 해외 음악매체에서는 떠오르는 차세대 락스타로 코트니를 지목하고 있다.

현재 코트니는 유럽을 포함한 투어를 진행 중이며 정규 1집을 준비 중이다. 코트니는 얼떨결에 유명해져서 여전히 지금의 인기가 실감이 안 난다고 한다. 그 말처럼 공연장에서 비쳐지는 코트니의 모습은 한결같이 열정적이다. 코트니의 기타 연주와 퍼포먼스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여성 락스타 중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친다. 특별한 꾸밈이나 연출없이 관객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달까. 그런 프레시한 매력을 선사하는 코트니의 신보를 기다리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Courtney Barnett – Avant Gardener

 

Courtney Barnett – History Eraser

 

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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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1. 2015-12-06

    […] 스핀, 롤링스톤, NME 같은 해외 유명 매체들은 그녀의 데뷔앨범을 극찬했다. 2013년에 나왔던 EP앨범과 함께 이번 앨범도 꼭 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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