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꿈의숲 7주년 공연: 차가움과 따스함이 공존했던 그날의 피아노

앵콜 준비 중인 조윤성 ©jongkyukim
앵콜 준비 중인 조윤성 ©jongkyukim

“요새 나오는 아이돌, 댄스 음악만 들을 수는 없잖아요. 여러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듯 음악이나 그런 교양, 예술을 다양하게 들으시면서 재미있게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오늘 표 사가지고 오신 분들 너무 수준이 높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10월 23일 토요일, 피아니스트 조윤성은 등장하자마자 이런 멘트를 했다.

아이돌과 팝 음악이라는 커다란 흐름이 대중 음악의 주류가 된지는 오래 되었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 클래식 공연장들은 대중들의 발길을 이끌어내고자 대중들의 눈높이를 맞춘 다양한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꿈의숲 아트센터에서 개관 7주년을 맞아 피아노와 현악기를 주제로 가을 클래식 공연 축제를 마련했다. 23일에 조윤성의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다.

피아니스트 조윤성은 세계적인 음악 기관인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음악원과 뗄로니어스 몽크 인스튜트에서 공부하고 허비 행콕, 웨인 쇼터, 테렌스 블랜챠드 등 재즈계의 거장들과 연주 및 레코딩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날의 날씨는 마치 겨울처럼 쌀쌀했다. 갑자기 비가 내렸고 공기는 무거웠다. 그런 굳은 날씨 속에도 조윤성의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조윤성의 퀸텟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뜨겁게 환대했다. 연주자들은 시작부터 서정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선보였다.

조윤성은 놀라울 정도로 여유롭고 깔끔한 선율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기타리스트 박윤우는 놀라운 정도로 차분하게 리듬을 이끌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악기를 제작해 연주한다는 퍼커셔니스트 파코는 드라마틱한 곡 전개에 힘을 보탰다. 플룻 연주자 최소니아는 클래식 기반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청량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젊은 베이시스트 신동하는 화음을 더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퀸텟의 연주를 들으면 들을 수록 마치 남미의 어느 재즈클럽으로 순간이동해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흠뻑 빠졌다.

미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조윤성답게 매곡마다 직접 그린 유화가 프로젝터를 통해 출력되어 시각적인 볼거리를 선보였다. 대중음악에 익숙한 관객을 배려해 ‘베사메무초’, ‘사랑은 차가운 유혹’ 등의 선곡을 고르는 배려와 세심함도 좋았다. 또, 조윤성은 매 곡마다 마이크를 잡고 양념같은 해설을 했다. 부드럽고 상냥한 그의 태도는 공연 내내 관객을 편하게 했고 더불어 쉽게 음악에 빠질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꿈의숲 아트센터의 7주년 공연은 막을 내렸다.기획 단계부터 잘 짜여진 공연답게 모든 것 하나하나 빈틈이 없었고, 매회마다 다양한 연주자와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집 앞에 있는 공연이었다면 매번 들락날락 했을 것이다. 현재 꿈의숲 아트센터는 2016년 송년음악회를 비롯해 2017년 신년음악회 등 대중친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김종규

음악과 글쓰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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