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mmy가 외면한 힙합 대양, Frank Ocean

Grammy가 외면한 힙합 대양, Frank Ocean

시작부터 끝까지 ‘아델(Adele)천하’였던 2011년과 달리 2012년 음악계는 여러 뮤지션이 바통을 이어받는 양상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음악축제 ‘2013 Grammy Awards’ 수상자들도 예측불허였다. 이를 반영하듯 2013 그래미에서는 아티스트 6팀(Fun, Frank Ocean, Mumford & Sons, Jay-Z, Kanye West, Dan Auerbach)이 각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혼전 양상이었다.

이미 결론 났듯이 2013 그래미는 ‘몰아주기’와 ‘나눠주기’ 중 후자를 선택했다. 밴드 The Black Keys의 보컬이면서 프로듀서인Dan Auerbach가 2011년 12월에 발매한 앨범 ‘El Camino’로 락부문 3관왕에 오르고 프로듀서로서 상 하나를 추가해 올해 최다 부문 수상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래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의 레코드’ ,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는 모두 다른 아티스트들이 가져갔다.

 Record of the year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 Gotye featuring Kimbra

 Album of the year

 Babel – Mumford & Sons

 Song of the year

 “We Are Young” – Fun

 4관왕

 Dan Auerbach(Best Rock Song, Producer of the Year(Non-Classical), Best Rock Performance, Best Rock Album)

3관왕 

 DJ Skrillex(Best Dance Recording, Best Dance/Electronica Album, Best Remixed Recording(Non-Classical))

 Gotye(Record of the year,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Best Alternative Music Album)

 Jay-Z(Best Rap Performance, Best Rap/Sung Collaboration, Best Rap Song)

 Kanye West(Best Rap Performance, Best Rap/Sung Collaboration, Best Rap Song)

2관왕

 Chick Corea(Best Improvised Jazz Solo, Best Instrumental Composition)

 Fun.(Song of the year, Best New Artist)

 Kimbra(Record of the year,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Mumford & Sons(Album of the year, Best Long Form Music Video)

 Frank Ocean(Best Urban Contemporary Album, Best Rap/Sung Collaboration)

 Matt Redman(Best Gospel/Contemporary Christian Music Performance, Best Contemporary Christian Music Song)

 Esperanza Spalding(Best Jazz Vocal Album, Best Instrumental Arrangement Accompanying Vocalist)

2012년 음악계 흐름과 그래미 평소 성향을 고려해봤을 때, 논란이라고 할 만한 점은 없는 수상자 명단이다. 하지만 다소 의외인 부분도 있다. 단 2장의 앨범으로 지난 2년 간 큰 사랑을 받았던 신예 뮤지션 Frank Ocean이 그 주인공이다.

Ocean은 이번에 신설된 ‘Best Urban Contemporary Album’ 부문과 ‘Best Rap/Sung Collaboration’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Best Rap/Sung Collaboration’은 Jay-Z와 Kanye West이 함께 만든 콜라보레이션 앨범 싱글 ‘No Church in the Wild’에 상을 줬다. Ocean은 이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해서 수상자가 되었음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그가 받은 상은 단 1개다.

 2012년을 평정한 Ocean의 첫 정규앨범 <Channel Orange>

Ocean의 첫 앨범은 2011년 발매한 믹스테이프 <Nostalgia, ULTRA>다. 데뷔 전 작곡가로 Justin Bieber나 John Legend 앨범에 참여한 작사가이자 힙합크루 OFWGKTA(Odd Future) 멤버로 힙합, R&B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인사였던 그는 이 앨범 한 장으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한 음악웹진의 표현처럼 ‘프랭크 오션과 함께 유영(Swimming with Frank Ocean)’하게 했다. 절묘하게 배합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얹힌 부드러운 목소리에 찰진 리듬&플로우로 일반 리스너까지 흡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Jay-Z의 눈에 들어 Def Jam그룹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Ocean은 2009년 이미 Def Jam과 계약을 체결했으나 그 동안 사실상 방치상태였다. 2011년 여름 Jay-Z와 Kanye West가 만난 콜라보레이션 앨범 <Watch the Throne>의 1번 트랙 ‘No Church in the Wild’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그는 그 무렵 앨범 제작을 시작하여 2012년 7월 정규 1집 <Channel Orange>를 내놓았다. Ocean 본인 실력도 실력일뿐더러 프로듀서 엔지니어만 30명 여명이 참여할 만큼 엄청난 역량이 결집된 앨범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찬사 일색이었다.


호응도 폭발적이었다. 앨범 발매 첫 주 12만 장이 팔린 앨범은 100만 장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빌보드 R&B/힙합 차트 1위, 빌보드 차트 2위, UK차트 2위에 올랐으며 유럽에서도 크게 사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빅뱅의 태양 등 힙합에 관심 많은 아이돌들의 관심과 오디션 프로그램 <K-pop star>에 참가한 박제형이 그의 곡을 편곡해 부르면서 인기를 끌었다.


Frank Ocean의 2013 Grammy Awards 공연 영상

사실 그래미 어워즈를 앞두고 Ocean에게 ‘마(魔)가 끼었나’ 싶을 정도로 좋지 못한 일이 연이어 터졌다. 지난 연말, 어려서부터 떨어져 지낸 아버지가 양육비를 갚아야 된다는 명목 하에 100만 달러짜리 소송을 걸 것이라고 협박했다. 뒤이어 과속 및 마리화나 소지로 운전면허가 정지되었다. 1월 말에는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Chris Brown과 큰 싸움이 일어나 관자놀이와 손가락을 다쳤다.

시상식 전 Ocean의 수상 여부에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다. 앨범 자체는 두 말 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평단과 리스너들의 지지도 충분했다. 하지만 컨트리를 선호하는 반대급부로 힙합에 인색한 그래미 색채와 앨범차트에서만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다소 보수적인 그래미가 외설적인 가사를 담은 그의 앨범을 달가워하지 않으리란 의견도 제시되었다.

결과적으로 후자의 우려가 들어맞았으나, 이는 ‘올해의 앨범’ 수상 여부와 관련된 토론에서 나온 말이었다. 가장 유력시됐던 ‘최고의 신예(Best New Artist)’조차 락밴드 Fun에게 넘겨줘야했다. Fun의 앨범은 훌륭했고 반응도 굉장했음을 감안하더라도 Ocean의 팬들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Ocean은 지난 주(20일) 열린 Brit Awards 2013에서 ‘국제 남자 솔로 아티스트(International Male Solo Artist)’로 선정되어서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기분”이라며 기뻐한 그는 책 집필에 박차를 가하면서 2집 앨범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새 앨범 테마는 1집 앨범 히든 트랙 ‘Golden Girl’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그래미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으나, 그는 여전히 단 두 장의 앨범만을 발표한 신예다. 덧붙여 음악뿐만 아니라 동성애에 관대하지 않은 흑인사회에 있음에도 용기 있게 양성애자임을 밝혔을 만큼 여러 모로 성숙한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최근 공연에서는 그간 논란이었던 욱일승천기를 머리에 두르지 않았다고 한다). 더 멋진 음악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들이 그의 노래에 흠뻑 빠지길 기대해본다.